[포인트경제] 민선 9기 출범을 앞둔 부산 정치권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8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뤄낸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부산시장 당선인과 다음 달 출범을 앞둔 제10대 부산시의회 다수당인 국민의힘이 개원도 하기 전에 ‘원구성 지분’을 놓고 정면충돌하면서다.
신호탄은 전재수 당선인이 쏘아 올렸다. 전 당선인은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 의원에게 실질적으로 일하는 자리인 상임위원장을 배분하는 것이 맞다”라며 “의전용인 부의장 한 자리만 줄 거라면 차라리 국민의힘이 다 맡고 책임지는 것도 방법”이라며 압박성 협치를 요구했다. 통상 소수당에 부의장 한 자리를 배정하던 관례를 깨고 상임위원장 지분을 요구하며 거대 야당을 향해 선제공격을 날린 셈이다.
이달 말까지인 제9대 의회 임기 마무리를 앞두고, 차기 10대 의회 주도권을 쥐게 된 국민의힘은 즉각 화력을 총동원해 철벽 방어에 나섰다. 10대 전반기 의장직을 노리는 이종진 의원(북구3)이 재선 당선인 9명을 대거 대동하고 기자회견을 열어 “지방의회를 시장 발아래 두겠다는 독재적 발상이자 명백한 월권”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뒤이어 9대 현 원내대표인 이복조 의원(사하4)까지 곧바로 마이크를 잡고 “시의회 구성은 흥정 대상이 아니다”라며 릴레이 저격에 가세했다.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와 의장 주자들이 이처럼 연달아 전면에 나선 것은, 표면적으로는 전 당선인의 ‘의회 개입’을 차단하겠다는 명분이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상임위원장 독식 기조를 굳혀 10대 의회 주도권을 확실히 쥐겠다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다. 초선 20명, 재선 15명 등 총 37석의 거대 의회가 시작부터 촘촘한 전선을 구축하면서 전재수 시정의 앞날에는 그야말로 ‘험로’가 예고됐다.
집행부와 의회의 갈등 수위가 출범 전부터 임계점을 향해 가자, 지역 정가의 시선은 역설적으로 전원석 부산시의원의 ‘역할론’으로 쏠리고 있다. 이종진·이복조 등 국민의힘 주자들의 강경 기조와 원구성 대치로 꽉 막힌 정국을 풀어내기 위해선, 여야를 아우르는 독보적인 정무적 조율사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1969년생인 전 의원은 사하구의회 재 8년과 국회의원 보좌관을 거쳐 현재 9대 의회 유일한 민주당 지역구 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강단 있는’ 인물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거센 교차투표 바람에 밀려 아쉽게 고배를 마셨지만, 사하구청장 선거 승리를 위해 자신의 주 무대였던 구청장 출마를 양보하고 광역의원으로 선회하는 등 ‘선당후사’의 결단으로 당내 전폭적인 신뢰를 다졌다. 임기 말 낙선했음에도 그의 정치적 존재감이 오히려 상한가를 치는 이유다.
특히 지역 정가가 전 의원의 등판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유는 국민힘 의원들과의 두터운 ‘네트워크’에 있다. 9대 의회 활동 기간 특유의 호탕하고 화끈한 성격으로 동료 의원들 사이에서 뛰어난 친분과 소통력을 증명해 왔다. 이번에 대여 투쟁의 전면에 선 이복조 원내대표를 비롯해 국민의힘 인사들과도 오랜 기간 격의 없이 소통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정치적 자산’이라는 의미다.
정가에서 강한 추진력과 마당발 인맥을 빗대 그를 ‘을숙도 장비’라 부르는 만큼, 일각에서는 박형준 시정 시절 의회와의 소통을 전담했던 전진영 전 정무수석처럼 전 의원을 ‘정무·협치 사령탑’으로 기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안팎에서 터져 나온다. 강 대 강으로 치닫는 이종진·이복조 등 국힘 지도부의 공세를 유연하게 받아치고 물밑 협상을 이끌어낼 최적의 카드라는 평가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전재수 시장의 행정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국민의힘이 장악한 의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 시정은 마비될 수밖에 없다”라며 “결국 정치는 사람이 하는 것인데, 국힘 지도부와도 말이 통하고 막힌 혈을 뚫어줄 정무적 맷집을 가진 인물로 전원석 의원만 한 자산이 없다. 전재수 시정이 여소야대 정국을 돌파하기 위해 반드시 쥐어야 할 히든카드”라고 전했다.
선거 승리의 기쁨이 가시기도 전에 거대 야당의 ‘원구성 철벽’이라는 첫 번째 시험대에 오른 전재수 시정.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정국 속에서 ‘을숙도 장비’ 전원석 카드가 민선 9기 협치의 물꼬를 트는 구원투수로 등판할지 지역 정가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Copyright ⓒ 포인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