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표심 르포②] 북항 돔구장 VS 사직 재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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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후보 모두 청년 인구 유출을 막고 도시 활력을 높이겠다는 목표는 같지만, 그 방법론에서 뚜렷한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사진은 부산시장 후보로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전재수(왼쪽), 국민의힘 박형준(오른쪽) 후보. / 사진=김윤혁 기자
여야 후보 모두 청년 인구 유출을 막고 도시 활력을 높이겠다는 목표는 같지만, 그 방법론에서 뚜렷한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사진은 부산시장 후보로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전재수(왼쪽), 국민의힘 박형준(오른쪽) 후보. / 사진=김윤혁 기자

시사위크|부산=김윤혁 기자  6·3지방선거 부산시장 선거에서 ‘문화’ 분야 공약이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여야 후보 모두 청년 인구 유출을 막고 도시 활력을 높이겠다는 목표는 같지만, 그 방법론에서 뚜렷한 차이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부산 시민들에게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 삶의 일부로 자리 잡은 ‘야구’를 둘러싸고 여야 후보의 비전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모양새다.

◇ 화두로 떠오른 ‘야구 공약’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후보는 선거를 앞두고 북항 매립지에 바다가 보이는 개폐식 ‘북항 돔구장’을 짓겠다는 파격적인 공약을 내놨다. 야구 시즌에는 경기장으로, 비시즌에는 대형 공연과 쇼핑 등을 즐길 수 있는 복합 문화 시설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노후화된 기존 사직야구장은 시민들을 위한 생활체육 공간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반면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는 지난 2018년부터 추진돼 온 사직야구장 재건축 기조를 유지했다. 지금의 사직야구장을 원안대로 메이저리그(MLB) 수준의 최고급 야구장으로 재건축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그러면서도 프로야구 제2구단 유치와 연계해 북항 부지에 야구장을 추가 건립할 수 있다는 여지를 열어놨다.

이와 관련한 시민들의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사직야구장 인근에서 만난 롯데 자이언츠 팬 30대 여성은 “요즘같이 습하고 더우면 돔구장이 있는 것이 확실히 좋을 것 같다”며 “부산 정도 도시면 돔구장은 하나 정도 있어도 좋지 않겠냐”고 환영했다. 다만 ‘지지 후보를 정했냐’는 질문에는 “야구장은 야구장이고 선거는 선거”라며 "아직 누구를 찍어야 할진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반면 야구장 이전에 따른 상권 붕괴와 재정 부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연제구 연산동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50대 여성은 “(야구장이) 오래되긴 했어도 40년 넘게 사람들이 왔다 갔다 했는데, 갑자기 야구장을 옮기면 단점도 있지 않겠냐”며 “새로 지으면 그만큼 돈도 많이 드는데, 그 돈은 또 어디서 나는 건가”라고 걱정을 토로했다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후보는 선거를 앞두고 북항 매립지에 바다가 보이는 개폐식 ‘북항 돔구장’을 짓겠다는 파격적인 공약을 내놨다. 반면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는 지난 2018년부터 추진돼 온 사직야구장 재건축 기조를 유지했다. / 사진=김윤혁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후보는 선거를 앞두고 북항 매립지에 바다가 보이는 개폐식 ‘북항 돔구장’을 짓겠다는 파격적인 공약을 내놨다. 반면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는 지난 2018년부터 추진돼 온 사직야구장 재건축 기조를 유지했다. / 사진=김윤혁 기자

◇ 문화 인프라… 박형준 ‘확장론’ VS 전재수 ‘내실론’

야구장뿐 아니라 부산의 대형 문화 인프라 사업을 두고도 두 후보의 시각은 엇갈렸다. 박형준 후보는 북항에 건설 중인 부산 오페라하우스를 차질 없이 완공하고, 남구 이기대공원 일대에는 세계적인 미술관인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을 유치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대형 문화 인프라를 발판 삼아 부산을 ‘천만 관광도시’로 도약시키겠다는 전략이다.

문화 격차를 체감하는 젊은 층에서는 박 후보 공약에 대한 기대감이 감지됐다. 부산 서면역 인근에서 만난 한 20대 남성은 “솔직히 부산이 서울에 비하면 ‘문화 인프라’라고 할만한 게 부족한 건 사실”이라며 “문화 분야에 관심 많은 사람이라면 박형준 후보 공약이 매력 있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전재수 후보는 대규모 인프라 중심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막대한 시민 혈세가 투입되는 초대형 시설보다, 지역 문화예술 생태계 강화와 예술인 지원·양성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나아가 핀셋 지원으로 부산만의 문화예술 정체성을 키우는 ‘내실형 문화정책’을 펼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문화 인프라를 둘러싼 논쟁은 시민들의 현실적인 삶과 괴리를 드러내기도 했다. 부산에서 택시 기사로 일하는 50대 남성은 “(퐁피두센터나 오페라하우스 등은) 들어보지도 못 했다”며 “당장 먹고사는 문제도 제대로 해결되지 않았는데 그런 것들이 무슨 의미가 있냐”고 반문했다.

우리 지역의 일꾼을 뽑는 6·3지방선거가 28일 기준 엿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부산 시민들의 표심은 여전히 유동적인 모습이다. 사진은 부산 서면 일대. / 사진=김윤혁 기자
우리 지역의 일꾼을 뽑는 6·3지방선거가 28일 기준 엿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부산 시민들의 표심은 여전히 유동적인 모습이다. 사진은 부산 서면 일대. / 사진=김윤혁 기자

이에 전 후보는 고물가와 경기 침체 극복을 위한 민생 처방론을 꺼내 들었다. 취임 직후 ‘부산민생안심특별본부’를 설치하고 ‘민생 100일 비상조치’를 시행하겠다는 구상이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 경제적 취약계층에 재정을 집중 투입해 침체된 바닥 경기를 살리고 민생 회복에 나서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기도 했다.

우리 지역의 일꾼을 뽑는 6·3지방선거가 28일 기준 엿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부산 시민들의 표심은 여전히 유동적인 모습이다. ‘문화도시 부산’, ‘제2의 수도’라는 같은 목표를 두고도 서로 다른 해법을 내놓은 두 후보, 부산 시민들의 표심을 어디로 향할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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