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라임경제] 중동전쟁 여파로 국내 해운업계의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자, 금융당국이 종합 지원책을 내놓았다. 특히 지난 4일 화재가 발생한 국적 선박과 관련해서는 보험금이 조속히 지급될 수 있도록 보험사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는 21일 이억원 금융위원장 주재로 '제4차 중동상황 피해업종 산업-금융권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해운업은 한국 수출입 물동량의 99% 이상을 담당하며 우리 기업들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핵심 기반 산업"이라며 "하지만 중동전쟁으로 촉발된 높고 긴 파고는 운영비 증가와 항로 제한에 따른 기회비용 확대 등으로 해운사들의 경영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호르무즈 해협 내 대기 중인 우리 선박, 특히 가격 협상력이 크지 않은 중소·중견 선사는 국내로 안전하게 복귀하기 위한 보험 가입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며 "금융위는 우리 해운업이 직면한 복합적인 위기 상황을 면밀히 점검해 실효성 있는 지원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날 간담회에서는 중동 상황으로 경영 애로를 겪는 해운업계를 위한 맞춤형 금융지원 방안이 발표됐다.
방안에 따르면 금융위는 호르무즈 해협 내 대기 중인 중소·중견 선사 선박 10척에 대해 국내 손해보험사 10개사가 공동 인수하는 방식으로 통항 관련 전쟁보험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우리 선사들은 해외 재보험사에 의존하지 않고도 국내 보험사를 통해 안정적으로 보장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특히 국내 선사에 적용된 보험 요율 가운데 최저 수준의 요율을 적용함으로써 협상력이 부족한 중소·중견 선사의 과도한 보험료 부담이 크게 완화될 전망이다.
해운업계의 단기적인 자금 경색을 해소하기 위한 펀드 규모도 확대된다. 자산관리공사(캠코)가 운영하는 선박펀드 지원 규모는 연간 2000억원에서 2500억원 수준으로 늘어난다.
친환경 선박을 도입하는 선사에 대해서는 선박 담보인정비율(LTV)을 최대 10%포인트(p) 상향해 자금 조달 부담을 덜어준다. 중고선은 70%, 신조선은 80%로 조정된다. 또 고정·변동금리와 원화·외화 등을 선사가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 조건도 유연하게 개편한다.
산업의 중장기적인 체질 개선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책도 병행된다.
산업은행은 총 14억달러 규모로 조성된 'KDB SOS 펀드'를 활용해 중소·중견 선사의 친환경·스마트 선박 전환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또 캠코는 올해 안에 해운업 특화 ESG 지원 플랫폼을 활성화해 글로벌 환경 규제에 직면한 선사들을 지원할 방침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 4일 호르무즈 해협에 체류 중이던 국적 선박에서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며 "보험사들은 합당한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관련 절차를 신속히 진행해 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앞서 UAE 인근 해역으로 이동하던 중소형 벌크 화물선 '나무호'에서는 지난 4일 원인 불명의 화재가 발생했다. 정부 합동 조사 결과, 화재는 미상의 비행체가 나무호 선미를 타격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박일 외교부 대변인은 "조사 결과 CCTV 영상에 해당 비행체가 포착됐으나 발사 주체와 정확한 기종, 물리적 크기 등을 확인하기에는 제약이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나무호는 현대해상·삼성화재·DB손해보험·한화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 5개 손해보험사를 통해 선박보험과 전쟁보험 특약에 가입한 상태다. 최대 보상 한도는 약 1000억원 수준이다.
다만 각종 절차로 인해 보험금 지급 시점이 올해를 넘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금융당국이 이날 보험사들을 향해 신속한 보상 절차 진행을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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