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 다른데 실적은 합산?"…광주은행·농협 '정면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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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전남광주특별시 금고 운영기관 선정을 앞두고 광주은행과 NH농협은행 간 경쟁이 거세지는 가운데, 금고 지정 평가 과정에서 지역농협(단위농협) 점포와 실적을 포함할 수 있는지를 둘러싼 논란이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22일 금고선정심의위원회를 열고 제한경쟁 방식으로 제안서를 제출한 광주은행과 NH농협은행을 대상으로 평가를 진행한다. 

이번 선정은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될 금고 운영기관을 정하는 절차로, 제1금고는 일반회계, 제2금고는 특별회계를 담당하게 된다. 내년 이후 통합특별시 금고는 올 하반기 공개경쟁을 통해 다시 선정될 예정이다.

이번 심사에서 가장 첨예하게 맞붙는 지점은 '평가 기준의 형평성'이다. 광주은행은 21일 "법적으로 별개인 농협은행과 지역농협의 실적을 합산해 평가하는 기존 관행은 공정 경쟁 원칙에 어긋난다"며 제도 개선 필요성을 정면으로 제기했다.

광주은행 측은 특히 지점 수와 지역사회 기여도가 금고 선정 과정에서 변별력이 큰 평가 항목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현행 평가에서 농협은행이 단위농협의 점포망과 사회공헌 실적까지 사실상 함께 인정받게 되면, 시중은행이나 지방은행 입장에서는 출발선 자체가 다른 구조라는 주장이다.

광주은행은 '농업협동조합법'상 지역농협과 농협은행은 엄연히 별개의 법인이라고 강조한다. 지역농협은 농협은행 산하 조직이 아니라 독립된 자산과 의사결정 체계를 가진 개별 법인인 만큼, 이들의 점포 수와 지역 기여 실적을 농협은행 평가에 포함하는 것은 법인격 독립 원칙에도 맞지 않는다는 논리다.

실제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은 순천시 금고 지정 관련 판결에서 지역 농·축협과 농협중앙회는 별개 법인이라며 지역농협 실적을 농협은행 실적으로 합산해 평가할 수 없다고 판단한 바 있다. 광주은행은 이를 근거로 "금고 지정은 참여 금융기관 자체의 역량과 수행 능력을 기준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광주은행 관계자는 "수조 원 규모의 지역 재정을 맡기는 금고 선정은 무엇보다 투명성과 형평성이 우선돼야 한다"며 "특정 기관에 구조적으로 유리한 관행이 반복되면 공정 경쟁 원칙은 물론 지역민 신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농협 측은 단순한 금융기관을 넘어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해온 협동조합 금융의 특수성을 강조하고 있다. 전남·광주농협은 "농협은 지역농축협이 100% 출자한 순수 국내 자본 기반 금융기관"이라며 "수익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고 농업·농촌과 지역사회로 환원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농협은 또 올해 사회공헌 및 지역 환원 사업 규모가 1100억원 이상이며, 무이자 자금 지원은 1조 원 이상이라고 밝혔다. 지역인재 채용 비율 역시 99% 이상이라는 점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특히, 전남이 전국 최대 농도 지역이라는 점에서 농협의 광범위한 지역 네트워크와 농업 지원 기능은 지역경제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입장이다.

농협 관계자는 "농협은 단순 금융회사가 아니라 지역 공동체와 농업 기반을 함께 지켜온 금융기관"이라며 "전남·광주를 대표하는 지역은행으로서 통합특별시와 함께 성장하는 동반자가 되겠다"고 밝혔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번 논란이 단순한 금고 경쟁을 넘어 향후 통합특별시 재정 운영의 기준과 원칙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역성'과 '법적 형평성'이라는 두 가치가 충돌하는 양상이어서 금고선정심의위원회의 판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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