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대웅제약(069620)이 추진 중인 의약품 유통 구조 개편을 두고 약국가와 유통업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회사는 물류 효율화와 공급망 표준화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지만, 현장에서는 수급 불편과 반품 부담, 유통 주도권 집중 가능성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분위기다.
대웅제약은 최근 전국을 10개 권역으로 나누고 공개 경쟁 입찰을 통해 선정한 5개 거점 도매업체를 중심으로 의약품을 공급하는 '블록형 거점도매' 체계를 도입했다. 기존 수천개 도매상이 참여하는 분산형 구조 대신 권역별 거점 체계를 구축해 물류 효율성과 관리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회사 측은 실시간 배송 추적과 재고 관리, 반품 처리 등 공급망 운영 효율을 높이기 위한 구조라고 설명한다.
거점 파트너사에는 배송관리시스템(TMS)과 AI 기반 수요예측 시스템(AI DCM)을 무상 제공하고, 하루 2회 배송과 3시간 이내 긴급배송, 10일 이내 반품 처리 등 서비스 기준도 마련했다는 입장이다. 대웅제약은 특정 업체에 독점 권한을 주는 방식이 아니라 역량 있는 업체라면 참여 가능한 구조라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약국가에서는 현장 혼선이 적지 않다는 반응이다. 대한약사회는 공식 입장문을 통해 해당 제도의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특히 도매상 간 거래(도도매)를 거친 제품의 반품 제한 가능성을 주요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처방 변동성이 큰 약국 특성상 재고를 사전에 정확히 예측하기 어려운데, 반품 절차가 까다로워질 경우 약국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일부 약국에서는 공급 지연과 주문 혼선 사례도 제기되고 있다. 약사회는 플랫폼 가입이나 선결제 방식이 사실상 강제될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사전 안내 없이 시스템이 바뀌면서 중소 약국들이 가장 먼저 혼란을 겪고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약사회가 배송 차질이 지속될 경우 대체조제를 적극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특정 제약사 품목 공급에 차질이 생길 경우 동일 성분의 다른 제품으로 조제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의미로, 업계에서는 제약사와 약국 간 갈등이 실제 처방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유통업계의 반발 역시 거세다. 한국의약품유통협회는 공정거래위원회 고발 추진에 이어 병원 거래 도매업체 및 외자사와의 공동 대응 가능성까지 검토하고 있다. 지난 4월 본사 앞 규탄 집회 및 지역별 릴레이 1인 시위도 이어지는 상황이다.
한국의약품유통협회 관계자는 "현재 구조는 단순한 물류 효율화 차원을 넘어 유통 시장 질서를 흔들 수 있는 문제로 보고 있다"며 "거점도매 체계가 확산되면 중소 도매업체들의 입지가 급격히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대웅제약은 수급 불안이나 반품 제한 논란에 대해 "도입 초기 발생한 일시적 혼선일 뿐"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반품 처리 기간도 기존보다 단축됐으며, 플랫폼 가입이나 선결제 방식 역시 업계 전반에서 통용되는 일반적 거래 방식이라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계기로 제약업계 전반의 유통 전략 변화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다만 의약품 유통은 일반 소비재와 달리 환자 치료와 직결되는 만큼, 단순 효율 논리만으로 접근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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