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소은 기자 6·3 지방선거를 15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의 ‘텃밭’으로 불리는 전북 지역에 비상등이 켜졌다. 민주당에서 제명된 이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김관영 현 전북지사와 이원택 민주당 전북지사 후보가 초접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는 후보 간의 경쟁을 넘어 민주당 정청래 지도부와 김관영 후보 간의 치열한 설전으로 번지며 더욱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번 전북지사 선거에는 △이원택 민주당 후보 △김관영 무소속 후보 △양정무 국민의힘 후보 등이 출마했다. 전북은 ‘진보의 성지’로 불리는 만큼 당초 이 후보의 압도적 승리가 예상됐다. 그러나 김 후보의 무소속 출마라는 변수가 발생했다. 현역 프리미엄에 더해 정청래 지도부의 리더십에 반발하는 지역 민심이 김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선거판은 이 후보와 김 후보의 양강 구도로 흘러가는 모양새다.
최근 차기 전북지사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43.2%)가 이 후보(39.7%)를 3.5%p(퍼센트포인트) 차로 앞서며 전북 진보 진영의 분열 양상이 드러났다. 이에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17일 전북도당 선대위 발대식에서 “이 후보는 민주당을 위한, 민주당에 의한, 민주당의 후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현재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서울·부산·울산·경남·대구 등도 초접전 양상을 보이는 만큼, 민주당으로서는 전북 지역 당선이 절실한 상황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전북의 경우 전남에 비해 민주당 지지가 약하다. 만약 전북에서 민주당이 진다고 가정한다면 정 대표에게는 치명상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했다. 특히 현역 지사가 지역 내에서 갖고 있는 영향력이 강력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김 후보가 만만하지 않다. 민주당의 경우 전북에 공천하면 (당선) 될 것으로 생각했는데 변수가 나타났다”며 "정 대표가 전북의 분위기를 자세히 모르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은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무소속인 김 후보를 돕는 우리 당 당원들이 있다면 해당 행위로 엄정한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김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이하 선대위)에 따르면, 민주당 중앙당은 최근 각 시도당에 ‘선거 기간 중 해당 행위 엄단의 건’이라는 공문을 내려보냈다.
문제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조국 평택을 후보를 간접 지지한 행위(SNS ‘좋아요’ 누르기)나 이호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직접 조 후보 지지 표명을 한 것에 대해서 별다른 징계가 내려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반면 김 후보와 관련해서는 ‘해당 행위’를 잡기 위해 ‘암행감찰단’을 가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 민주당 지도부-김관영, 이어지는 설전
이와 관련해 16일 김 후보 선대위가 낸 논평이 화두에 올랐다. 선대위는 “유독 김관영을 죽이기 위해 전북을 겨냥해 표적 감찰을 벌이는 것은 전북도민 알기를 개·돼지로 취급한다는 방증”이라고 일갈했다. 논란이 된 지점은 ‘전북도민을 개·돼지로 취급한다는’ 표현인데, 민주당은 이를 두고 전북도민 비하라며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19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해당 발언이 거센 논란을 일으키고 있음에도 진심 어린 사과 한마디 없이 여전히 스스로를 선택적 표적 수사의 피해자로 포장하기에 급급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이) 의도와 다르게 해석한다. 이제까지 일어난 불공정 사태들이 결국 전북도민을 무시하는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에 그런 표현이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개·돼지 발언은 이미 옛 당대표와 민주당 지도부, 국무총리를 넘어 대통령까지 수시로 쓰며 당을 공격할 때 쓰던 표현”이라며 선대위의 논평이 문제가 됐다면 당시 이들의 발언도 국민을 향한 것이냐고 반발했다.
한편 이 후보의 ‘식사비 대납 의혹 재감찰’을 요구하며 단식 투쟁을 벌였던 안호영 민주당 의원의 행보에도 이목이 쏠렸다. 안 의원은 전북도당 선대위 발대식에 참석한 뒤 18일 자신의 SNS를 통해 “전북도당 선대위 출범식에서 있었던 원팀 연출이나 정치적 확대 해석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바로 도민의 마음을 얻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자신과 정책연대 동지였던 안 의원의 심경에 공감하며 “지금 도민들이 묻고 있는 것은 단순히 누가 이기고 졌느냐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왜 같은 당 안에서 누구에게는 칼 같은 기준이 적용되고, 누구에게는 관대한 기준이 적용됐는가”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진보 진영 내부의 갈등은 현장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지난 12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전북 공천자 대회 행사장 밖에서는 정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대규모 상복 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지역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전북 지역에서 관련 퍼포먼스가 이뤄진다. 깨부수고 던지기도 한다”며 폭발한 지역 민심을 전달했다.
기사에서 인용한 여론조사는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가 뉴스1의 의뢰로 2026년 5월 9일부터 10일까지 전북특별자치도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는 무선 ARS 100%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14.8%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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