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라임경제] 올해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82조원 넘게 순매도한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은 91조원 넘게 순매수하며 지수 하단을 떠받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장기 국채금리 급등과 환율 불안까지 겹치면서 인공지능(AI)·반도체 중심 랠리에 부담이 커지고 국내 증시 변동성도 확대되는 분위기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월2일부터 5월18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82조615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91조7384억원을 순매수하며 외국인 매도 물량을 대부분 받아낸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 역시 매도 우위였다. 금융투자는 같은 기간 21조6819억원을 순매도했고 연기금 등도 5조3435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시장에서는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수세가 국내 증시 하단을 지지하는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최근 5거래일 외인 23조 순매도…반도체 집중 매도
최근 일주일 사이 외국인 투매와 개인 저가매수 흐름은 더욱 뚜렷해졌다. 이달 12일부터 18일까지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23조1200억원어치를 순매도한 반면 개인은 약 23조4270억원을 순매수하며 매도 물량을 대부분 받아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외국인 매도세는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되고 있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12조원 이상, 삼성전자를 9조원 이상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최근 외국인 매도 배경으로 코스피 급등 이후 차익실현과 글로벌 자산배분 펀드의 리밸런싱 수요를 우선 꼽는다. 여기에 최근 미국 장기 국채금리 급등과 원·달러 환율 상승이 겹치며 외국인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최근 장중 4.6%를 돌파하며 약 15개월 만에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30년물 국채금리 역시 5%를 웃돌며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 美 국채금리·환율 부담 확대…"금리는 모든 자산의 중력"
미국 장기 국채금리 상승 배경에는 국제유가 급등과 인플레이션 재확산 우려가 자리하고 있다. 중동 지정학 리스크 장기화 속에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안팎에서 움직이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도 약화되는 분위기다.
미국 국채금리 상승은 글로벌 자금 흐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 수익률이 높아질 경우 상대적으로 신흥국 증시 투자 매력이 낮아지고 달러 강세와 환율 상승 압력까지 더해지면 외국인 자금 이탈 가능성도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우려 재점화에서 시작된 글로벌 국채금리 상승은 필연적으로 주식시장 밸류에이션 부담을 동반한다"며 "특히 상승 속도가 빨랐던 코스피는 외국인 자금 이탈 가속화로 연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 역시 최근 장중 1500원을 재돌파하며 외국인 수급 불안 요인으로 부상했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 주식 매도가 환율 상승을 자극하고 환차손 우려가 다시 외국인 매도로 이어지는 악순환 구조가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
◆ AI·반도체 랠리 부담 확대…"금리 변화에 민감"
특히 최근 증시 상승을 주도했던 AI·반도체주는 금리 상승 충격에 민감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래 성장 기대를 기반으로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아온 만큼 할인율 상승에 따른 부담이 커질 수 있어서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금리는 모든 자산의 '중력'"이라며 "특히 고밸류 성장주 중심 장세에서는 금리 상승 영향이 더욱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과 같은 고물가·고밸류 국면에서는 시장이 금리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현재 외국인 매도를 국내 증시 전면 이탈로 해석하기엔 이르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 외국인 자금은 반도체 대형주에서는 빠져나가고 있지만 지주사·전력·조선 등 일부 업종으로는 유입되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SK, 두산, 한화, HD현대 등 주요 지주사들은 올해 들어 외국인 지분율이 상승했다. AI 인프라, 조선, 전력기기 등 산업 성장 기대와 함께 지배구조 개선 정책 기대감이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미국 국채금리와 유가, 환율 흐름이 국내 증시 방향성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4.5% 이상에서 장기화될 경우 고밸류 성장주 중심으로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특히 AI·반도체 중심 랠리가 이어졌던 국내 증시는 금리 변화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