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삼성전자 파업 제동…“안전시설·웨이퍼 보호는 평시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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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지난 13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조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 2차 심문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는 모습. /뉴시스

[마이데일리 = 윤진웅 기자] 삼성전자 노조의 총파업을 사흘 앞두고 법원이 반도체 생산라인 보호를 위한 회사 측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노조는 파업 기간에도 안전보호시설과 웨이퍼 보호 작업을 평상시 수준으로 유지해야 하고, 주요 시설 점거도 할 수 없게 됐다. 총파업 자체를 전면 금지한 것은 아니지만, 파업 방식과 범위에는 적지 않은 제약이 생기게 된 것.

18일 업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민사합의31부는 이날 삼성전자가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등을 상대로 낸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법원은 삼성전자가 핵심 쟁점으로 제시한 반도체 라인 안전보호시설 유지와 웨이퍼 변질 방지 필요성을 인정해, 관련 작업을 쟁의행위 기간에도 평상시와 같은 수준으로 수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앞서 심문 과정에서도 삼성전자는 웨이퍼 변질 우려와 안전시설 유지 필요성을 핵심 근거로 제시해 왔다.

재판부는 방재시설과 배기·배수시설 등 안전보호시설에 대해 평일과 주말, 휴일을 포함해 쟁의행위 전과 같은 수준의 인력과 가동시간, 가동규모, 주의의무로 유지·운영해야 한다고 명령했다. 또 작업시설 손상 방지와 웨이퍼 변질 방지 작업도 보안작업으로 보고, 파업 중에도 동일한 수준으로 이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시설 점거 금지 명령도 내려졌다. 재판부는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와 최승호 지부장에 대해 삼성전자가 신청한 시설에 대한 점거를 금지했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과 우하경 수석부위원장에 대해서는 별도 점거 금지 명령을 내리지 않았지만, 법원은 이를 두고 점거를 허용한다는 뜻은 아니라고 선을 그은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은 이행강제금도 함께 부과했다. 결정 내용을 위반할 경우 각 노조에는 하루 1억원씩, 최승호 지부장과 우 수석부위원장에게는 각각 하루 1000만원씩 삼성전자에 지급하도록 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금전 제재가 실제 파업 참여 방식과 현장 동원 강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 결정은 21일 예고된 삼성전자 총파업을 앞두고 나왔다. 앞서 법원은 총파업 전에 가처분 인용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는데, 실제로 파업 직전 핵심 판단을 내리면서 노조의 행동 반경이 좁아지게 됐다. 다만 법원이 전면적인 파업 금지까지 명한 것은 아닌 만큼, 노조가 ‘적법한 범위’ 안에서 쟁의행위를 이어갈 가능성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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