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전두성 기자 여야가 최근 여론전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의 공천과 개헌 반대를,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조작기소 의혹 특검법’(이하 특검법)을 고리로 공세를 펴며 각각 ‘내란 심판론’과 ‘정권 심판론’을 부각하고 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지지층 결집을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 ‘심판론’으로 지지층 결집 노리는 여야
민주당은 최근 국민의힘이 추경호 전 의원과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등 과거 윤석열 정부 인사들을 공천한 것을 두고 ‘윤어게인 공천’이라며 ‘내란 심판론’을 부각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국민의힘이 개헌을 반대한 것도 심판론 명분으로 삼고 있다. 정청래 대표는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7일) 개헌안에 대한 국회 표결이 국민의힘 불참으로 ‘투표 불성립’이 선언된 것에 대해 “국민의힘은 ‘내용은 크게 반대하지는 않으나, 졸속이다’라고 하는데, 그것도 비겁한 일이다. 차라리 그냥 반대한다고 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은 정당이 되시길 바란다”며 “자꾸 이러니 위헌정당 해산 심판감이라고 얘기하는 것 아닌가”라고 직격했다. 이날 의원총회에서도 “국민의힘의 이런 행위를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지방선거에서 심판받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성윤 최고위원도 “제2의 윤석열이 다시는 나오지 않도록 하자는 개헌안조차 막무가내 궤변으로 반대하는 국민의힘 같은 내란 세력을 확실하게 청산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개헌안에 대한 국회의 2차 표결도 무산됐는데, 이를 두고 민주당은 심판론을 재차 언급했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본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이 (개헌을) 선거용으로, 전략적으로 바라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개헌을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까지 동원해 막는 것은 이후에 국민으로부터 큰 지탄과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본회의에서 개헌안에 대한 2차 표결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이에 반발한 국민의힘이 개헌안과 비쟁점 법안 50건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신청하자 개헌안을 상정하지 않고 본회의를 산회했다.
이처럼 민주당이 공천과 개헌을 고리로 심판론을 내세운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추진하는 특검법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며 ‘정권 심판론’을 강조하고 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박성준 민주당 의원이 최근 라디오 방송에서 ‘시민들 대부분이 공소취소 뜻을 잘 모른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에 대해 “국민을 무지몽매한 소위 ‘가·붕·개(가재·붕어·개구리)’ 취급하는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이어 “국민께선 공소취소는 곧 이재명 1인 재판 취소이고, 공소취소 특검은 곧 권력자가 특검을 임명해 특검이 권력자의 범죄 재판을 없애주는 ‘이재명 1인 면죄부 특검’이라는 그 본질을 잘 알고 계신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전날 특검법 원천무효를 촉구하기 위해 청와대 앞에서 현장 최고위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장동혁 대표는 “공소취소는 이재명 범죄 지우기를 넘어, ‘이재명 독재’로 가는 마지막 톨게이트”라고 규탄했다.
이처럼 여야가 각각 심판론을 내세우며 여론전에 나서는 것을 두고 민주당의 특검법 추진 이후 선거 분위기가 바뀐 만큼, 지지층 결집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검법이 추진되기 전까진 민주당의 ‘내란 심판론’이 선거 구도로 자리 잡았는데, 특검법이 추진되면서 보수층이 결집할 가능성이 생겼다는 것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투표를 하러 가지 않으려고 생각했던 보수층이 (특검법을 계기로 투표장에) 나갈 수 있다”며 “그게(보수층 결집이) 위협이 되니까 다시 한번 (내란 심판론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분위기를 고려한 듯 민주당 내에선 특검법과 거리를 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소영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저는 ‘(특검법을) 처리하려고 했다’는 것 자체도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이(특검법) 내용과 관련해서 정책 의총이나 토론 한 번 거친 적이 없다. 그냥 일부 의원이 발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지방선거 이후 원점에서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그는 “저도 특검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의원들 내부에서 숙의 절차가 필요하다”며 “이거(특검법)는 원점에서 지방선거 이후 격렬한 토론을 거쳐서 내용·시기·방식을 새롭게 결정돼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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