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치권 갈등으로 번진 ‘쿠팡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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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문제가 한미 정치권의 갈등으로 비화하는 모습이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29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건물 앞에 걸린 쿠팡 규탄 현수막의 모습. / 뉴시스
쿠팡 문제가 한미 정치권의 갈등으로 비화하는 모습이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29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건물 앞에 걸린 쿠팡 규탄 현수막의 모습.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쿠팡 문제가 한미 정치권의 갈등으로 비화하는 모습이다. 최근 54명의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들이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한국 정부 조치를 ‘범정부적 공격’이라며 항의 서한을 보내자, 범여권 의원들이 이를 ‘사법 주권 침해’로 규정하며 주한 미국대사관에 항의 서한을 보낸 것이다.

◇ “부당한 압력·요구 즉각 중단”… ‘미 서한’에 맞불 놓은 범여권

이번 한미 정치권의 갈등 양상은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 54명이 ‘쿠팡 등 한국에서 사업하는 미국 기업들에 대한 차별적인 규제를 중단하라’는 취지의 항의 서한을 강경화 주미대사에게 보내면서 불거졌다.

공화당 의원 모임인 ‘공화당 연구위원회(RSC)’는 지난 21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강 대사에게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서한에 따르면,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하는 차별적인 조치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적혀있다.

이들은 최근 체결된 한미 무역합의에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에 차별하거나 불이익을 주지 않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는 점을 언급하며 “그러나 한국 정부는 이러한 약속을 무시했다. 이는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애플·구글·메타·쿠팡 등의 기업을 언급했다.

특히 이들은 지난해 발생한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구실로 한국 정부가 쿠팡에 범정부적 공격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쿠팡에 대한 영업정지 검토와 서울사무소 압수수색, 징벌적 과징금, 세무조사 등을 ‘한국 정부 공격’의 예시로 들기도 했다. 또 공화당 하원의원들은 이번 사안을 안보와 연관 짓는 입장을 내기도 했다.

이러한 미국 정치권의 항의 서한에 범여권(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사회민주당) 의원들은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법 주권 침해’라며 강력 규탄했다. 

김남근 민주당 의원은 “(한국 정부가) 사법권을 행사하는 것에 미국 의회·정부가 압박하는 것은 내정간섭으로, 사법 주권을 침해하는 행위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범여권(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사회민주당) 의원들이 2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들의 쿠팡 등과 관련한 항의 서한을 규탄하고 있다. / 전두성 기자
범여권(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사회민주당) 의원들이 2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들의 쿠팡 등과 관련한 항의 서한을 규탄하고 있다. / 전두성 기자

기자회견에선 김범석 쿠팡Inc 의장을 겨냥한 발언도 나왔다. 박홍배 민주당 의원은 “상장만 미국에서 했을 뿐 거의 한국에서 100% 돈을 버는 쿠팡이, 김범석이 워싱턴에서 대체 어떤 거짓말을 하고 다니길래 (공화당) 의원들이 이런 서한을 보낼 수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그는 공화당 의원들이 이번 문제를 안보 문제까지 연계한 점에 대해선 “주권 국가의 법치 질서를 근본부터 흔드는, 결코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송재봉 민주당 의원도 ‘한미 동맹’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한미 동맹은 공동의 안보를 지키기 위한 약속이지, 특정 기업 총수의 사법리스크를 가려주는 방패막이가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들은 미국대사관에 이러한 행위 중단을 요구하는 항의 서한을 맞불격으로 보냈다. 이번 항의 서한엔 96명의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서한엔 △대한민국의 사법주권과 독립적인 법 집행을 전적으로 존중할 것 △특정 개인의 사법 절차와 관련된 요구를 외교·안보 협력과 연계하지 않을 것 △본 사안과 관련한 부당한 압력 및 요구를 즉각 중단할 것 등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번 항의 서한을 둘러싼 갈등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향한 의구심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장 대표가 방미 중 면담한 대럴 아이사 하원의원도 항의 서한 명단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대럴 아이사 공화당 의원이 이번 항의 서한을 주도했다는 언론 보도를 언급하며 “대럴 아이사 공화당 의원은 (면담 당시) 장 대표에게 (쿠팡) 관련한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 과연 그 자리에서 장 대표가 뭐라고 답변했는지 알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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