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법 개정 후…"'현장 괴리' 해소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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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1. 한 외국계 헬스케어 기업은 자금을 투입해 의료재단을 인수한 뒤, 이를 기반으로 복수의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했다. 이후 자회사 형태의 간납업체를 통해 병원 운영 전반을 관리하며, 고금리 이자와 각종 서비스 대금을 명목으로 영업이익을 이전한 것으로 밝혀졌다.

#2. 개인 병원장이 의료법인을 설립한 뒤 여러 병원을 운영하면서, 본인과 가족, 병원 관계자 등 특수관계인이 참여한 간납업체를 다수 설립했다. 이들 업체를 통해 치료재료와 의료소모품, 의료기기, 의약품, 용역 서비스 등을 사실상 독점 공급하는 구조를 만들고, 이를 통해 수익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의료기관과 특수관계에 있는 간납업체를 통한 수익 편취 구조가 반복되는 가운데, 관련 관행을 바로잡기 위한 의료기기법 개정 이후 제도의 실효성을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의료기기법 개정 그 후, 안정적 제도 정착을 위한 과제와 방향' 토론회에서는 간납사 구조를 둘러싼 문제와 법 집행의 한계가 주요 쟁점으로 부각됐다. 참석자들은 법 개정의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실제 현장에서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한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먼저 김남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의료기기법 개정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현장에서 혼선 없이 적용되도록 지속적인 점검과 보완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제를 맡은 권지연 동국대학교 의료기기산업학과 교수는 개정안의 핵심으로 '특수관계인 거래의 가시화'를 짚었다. 그는 "의료기기 판매업자와 의료기관 간 특수관계 여부를 보고하도록 한 점은 의미 있는 변화"라면서도 "실제 현장에서 이를 어떻게 확인하고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기준이 뒤따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간납업체 문제는 병원 내부와 연결된 유통 구조를 통해 과도한 마진이 형성되고, 그 부담이 환자와 건강보험 재정으로 전가된다는 점에서 지속적으로 지적돼 왔다. 특히 의료법인이 사실상 동일한 지배구조 아래 있는 간납업체와 거래하면서 수익을 외부로 이전하는 구조는 제도적 허점을 이용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이날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소개한 행정조사 사례 역시 이러한 구조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외국계 자본이 의료재단을 인수한 뒤 간납업체를 통해 병원 운영을 통제하고 수익을 이전한 사례와, 개인 병원장이 특수관계인을 통해 유통망을 구축해 이익을 가져간 사례가 함께 제시됐다.


이와 관련해 공단이 제시한 사례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논란이 됐던 특정 의료재단인 H병원 등과 유사하다는 해석도 제기되기도 했다. 

건보공단 측은 향후 대응 의지를 보다 분명히 했다. 허수정 요양기관지원실 실장은 "그간 지적된 사례들을 단순 참고 수준에 그치지 않고, 실제 제도 개선과 집행으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재 관련 사안들에 대해 관계기관과 협력해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수관계 간 거래 구조는 단순 유통 문제가 아니라 재정 누수와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필요 시 조사 범위를 확대하고 관련 법령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할 계획"이라며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등과의 공조를 통해 사각지대를 줄여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토론회 참석자들 역시 입을 모아 "간납사 문제는 단순한 유통 이슈가 아니라 구조적인 사익 편취 문제"라며 "제도 시행 이후에도 지속적인 점검과 집행력 확보가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의료기기법 개정은 출발선에 불과하며, 실질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감독 체계 구체화와 기관 간 협력이 핵심 과제로 남아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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