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훈풍, 반도체 넘어 ‘이 산업’도 봄바람

시사위크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함께 따스한 봄, ‘AI 훈풍’을 제대로 타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삼성전기’다. ‘적층형 세라믹 커패시터(Multi-Layer Ceramic Capacitor, MLCC)’의 수요가 급증하면서다. /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함께 따스한 봄, ‘AI 훈풍’을 제대로 타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삼성전기’다. ‘적층형 세라믹 커패시터(Multi-Layer Ceramic Capacitor, MLCC)’의 수요가 급증하면서다. /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전 세계적인 인공지능(AI) 산업 성장과 함께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기세가 매섭다. 국내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양대 축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1분기 실적에서 증권가 전망을 아득히 뛰어넘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또한 양사 주가 상승폭도 매섭다. 특히 SK하이닉스는 매주 신고가를 갱신하고 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함께 따스한 봄, ‘AI 훈풍’을 제대로 타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삼성전기’다. 삼성전기의 주가는 4월 한 달 새 두 배 넘게 상승했다. 1분기 실적 또한 전년 대비 대폭 상승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전자회로의 ‘댐’ MLCC, AI성능과 직결 

1분기 삼성전기의 주목도가 급격히 올라간 것은 ‘적층형 세라믹 커패시터(Multi-Layer Ceramic Capacitor, MLCC)’ 덕분이다. MLCC는 MLCC는 전기 에너지를 소모/저장/방출하는 수동소자다. 반도체와 함께 AI데이터센터, GPU, 전력장치의 핵심 부품으로 꼽힌다.

MLCC는 전자회로 안에서 MLCC의 역할은 전압 안정화와 노이즈를 잡아주는 것이다. 원리는 MLCC를 통과하는 전기에너지를 보관했다가 일정한 만큼 내보낸다. 말 그대로 ‘전기 댐’ 역할을 하는 것이다. 고출력·고전류 환경에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수적인 AI데이터센터, AI서버에 있어 필수적 기술이다.

MLCC 성능은 AI반도체 성능과 직결된다. 이를 글로벌 AI반도체산업의 중심 ‘엔비디아(NVIDIA)’에선 이미 인지하고 있었다. 2013년 ‘전기전자공학자협회(IEEE)’에 발표한 연구에서도 엔비디아 연구진은 “고성능 컴퓨팅용 GPU는 높은 전류 소비와 빠른 전류 변화 특성을 지녀 전력 전달 설계가 큰 과제”라고 지적한 바 있다.

또한 엔비디아 연구진은 GPU에 적용된 커패시터(Capacitor)가 GPU 성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우수한 성능의 커패시터를 사용할 시, 전원 노이즈가 약 55mV, GPU 동작 주파수가 150MHz 향상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즉, AI반도체 성능은 현재 고대역폭메모리(HBM) 기반의 공정미세화뿐만 아니라 MLCC처럼 전력 조절 부품 성능에도 좌우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성전기가 보유한 MLCC 성능은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삼성전기는 MLCC를 600층까지 적층한 고용량 모델 생산이 가능하다. HBM처럼 MLCC도 얇은 두께의 층을 여러겹 쌓을 수 있는 것이 핵심 기술력이다. / 삼성전기
성전기가 보유한 MLCC 성능은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삼성전기는 MLCC를 600층까지 적층한 고용량 모델 생산이 가능하다. HBM처럼 MLCC도 얇은 두께의 층을 여러겹 쌓을 수 있는 것이 핵심 기술력이다. / 삼성전기

◇ 삼성전기, MLCC 기술력으로 1위 ‘무라타’ 바짝 추격

이 가운데 삼성전기가 보유한 MLCC 성능은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삼성전기는 MLCC를 600층까지 적층한 고용량 모델 생산이 가능하다. HBM처럼 MLCC도 얇은 두께의 층을 여러겹 쌓을 수 있는 것이 핵심 기술력이다.

15일 삼성전기에 따르면 현재 1,210인치 (3.2×2.5mm) 사이즈, 정격 1,000V~1,500V에서 정전 용량 1.2㎋~33㎋을 구현한 차세대 전기차(xEV) 모델용 고전압 MLCC 모델을 맞춤 제공 중이다. 고급 AI추론, 휴머노이드 로봇 등에 적용 가능한 100V급 고전압, 고신뢰성 MLCC도 공급 중이다.

또한 삼성전기는 MLCC 분야에 있어 과학적 연구 성과를 최근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해 2월 인하대학교 연구팀과 삼성전기 연구팀은 MLCC 공정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기술을 발표했다. 전기기계적 응답(EM)을 기반, MLCC 내부의 미세 결함을 비파괴 방식으로 잡아낸 것이다.

연구팀은 MLCC에 전기적 자극을 줬을 때 나타나는 EM 데이터를 수집했다. 그 다음, 각 MLCC 내부의 세라믹층에 나타난 미세 진동 신호를 분석했다. 그 결과, 일반 점검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약 60㎛ 이하 미세 결함까지 선별하는데 성공했다.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삼성전기는 MLCC 시장에서 매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대만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Trendforce)’에 따르면 글로벌 MLCC 시장은 일본의 ‘무라타(Murata)’가 40%로 압도적 1위다. 삼성전기의 전유율은 현재 20~25% 수준으로 2위다. 불과 몇년 전 15% 수준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1위 무라타를 바짝 쫓는 모양새다.

삼성전기 주가는 폭발적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40만7,500원이었던 삼성전기 주가는 28일 기준 83만9,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한 달 새 106%나 주가가 증가, 기존 증권가 목표주가를 뛰어 넘어버린 것이다. / 그래픽=박설민 기자
삼성전기 주가는 폭발적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40만7,500원이었던 삼성전기 주가는 28일 기준 83만9,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한 달 새 106%나 주가가 증가, 기존 증권가 목표주가를 뛰어 넘어버린 것이다. / 그래픽=박설민 기자

◇ AI 훈풍 탄 ‘삼성전기’, 실적도 주가도 ‘훨훨’

MLCC 수요는 로봇, 자율주행차 기반 ‘피지컬 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글로벌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MLCC 시장은 오는 2030년 167억7,000만달러(약 24조7,34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특히 ‘스마트 글래스’는 MLCC 산업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자리 잡고 있다. 스마트 글래스는 안경의 외형을 한 초소형 컴퓨터다. 내부에는 카메라, 마이크, 스피커, 통신칩, 디스플레이, AI 연산용 프로세서 등이 촘촘히 박혀있다. 때문에 각 부품이 원활히 작동하기 위해선 안정적 전원 공급이 필수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고성능 MLCC다.

트렌드포스는 “1분기 글로벌 고성능 MLCC 주문량은 전 분기 대비 20~25%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AI기반 스마트 글래스는 MLCC 산업의 핵심 동력으로 기기당 약 150~200개의 MLCC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MLCC 수요 급증에 삼성전기의 올해 사업 전망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기의 실적도 매우 긍정적으로 예상 중이다. 28일 KB리서치는 1분기 삼성전기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3조700억원, 2,714억원으로 예상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2%, 35%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율은 8.8% 수준이다.

그러면서 KB리서치는 목표주가도 기존 60만원에서 105만원으로 75% 상향 조정했다. AI 슈퍼사이클 수혜에 따른 MLCC, 패키징기판 사업 이익 성장 여력 확대 흐름을 고려한 것이다. 투자의견 역시 ‘매수’를 유지했다.

실제로 삼성전기 주가는 폭발적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40만7,500원이었던 삼성전기 주가는 28일 기준 83만9,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한 달 새 106%나 주가가 증가, 기존 증권가 목표주가를 뛰어 넘어버린 것이다.

KB리서치는 “향후 5년 영업이익 연평균 성장률 추정치를 기존 35%에서 47%로 상향 조정한다”며 “특히 MLCC의 경우 제품 믹스(Product Mix) 개선 효과로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실적 개선 속도를 보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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