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뉴 그랜저' 디자인 공개…현대차는 '차급'을 올리고 싶다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현대자동차(005380)가 28일 '더 뉴 그랜저' 디자인을 공개했다. 지난 2022년 11월 출시한 7세대 그랜저의 부분변경 모델이지만, 현대차가 손댄 건 외관 몇 군데만이 아니다.

이번 변화의 핵심은 디자인보다 그랜저의 자리다. 현대차는 이번 부분변경을 통해 그랜저를 다시 더 비싸고, 더 크고, 더 고급스럽게 보이도록 손봤다. 결국 이번 더 뉴 그랜저의 핵심은 상품 개선보다 차급 조정에 있다.


그랜저는 지난 1986년 1세대 모델 출시 때부터 여전히 많이 팔리는 세단이다. 다만 시장 안에서의 위치는 예전만큼 선명하지 않았다. 제네시스가 프리미엄을 가져갔고, SUV가 패밀리카 수요를 가져갔다. 판매량은 유지했지만, 그랜저가 한때 가졌던 국내 세단 시장의 상징성도 예전만 못했다.

현대차가 이번 더 뉴 그랜저에서 다시 손댄 것도 바로 그 지점이다. 잘 팔리는 준대형 세단이 아니라, 높은 급의 대형 세단처럼 보이게 만드는 일이다.

가장 먼저 달라진 건 비례다. 현대차는 전장을 기존보다 15㎜ 늘린 5050㎜로 키우고, 후드를 더 길게 뺐다. 전면부는 샤크 노즈(Shark Nose) 형상을 더 강하게 세우고, 라디에이터 그릴은 더 넓고 낮게 다듬었다. 얇아진 램프 그래픽과 길어진 실루엣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새 얼굴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았다. 현대차는 차를 더 길고 낮고 비싸 보이게 만드는 쪽으로 무게를 실었다. 전면은 더 길고 낮아졌고, 측면은 더 길게 뻗어 보인다. 후면도 장식을 덜어내고 그래픽을 얇게 정리했다. 그랜저를 다시 큰 차처럼 보이게 하려는 의도다. 이번 더 뉴 그랜저는 새 디자인을 입은 차라기보다, 다시 급을 맞춰 옷을 갈아입은 차에 가깝다.

실내도 같은 방향으로 바뀌었다. 현대차는 더 뉴 그랜저에 현대차 최초로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운영체제(AAOS) 기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플레오스 커넥트(Pleos Connect)'를 넣고 17인치 중앙 디스플레이를 배치했다. 전동식 에어벤트와 스마트 비전 루프도 처음 적용했다. 

겉으로 보면 신기술이 늘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핵심은 기능 추가보다 공간 인상을 바꾸는 데 있다.


버튼은 줄였고, 송풍구는 숨겼다. 조작계는 화면 안으로 밀어 넣고, 대시보드에는 여백을 만들었다. 루프는 더 넓게 열리고, 실내는 더 비워졌다. 기능을 더 많이 넣는 대신, 더 정리되고 더 넓어 보이게 만들었다. 그랜저 실내를 익숙한 준대형 세단이 아니라, 더 비싼 차처럼 보이는 라운지로 다시 꾸민 셈이다.

여기에 옻칠에서 영감을 받은 아티스널 버건디와 아티장 버건디, 우드 질감 가니쉬와 누빔 패턴까지 더했다. 단순히 고급 소재를 늘린 게 아니다. 제네시스 아래에서 현대차 브랜드가 구현할 수 있는 고급감의 최대치를 그랜저 안에 다시 채워 넣으려는 시도다. 그랜저를 다시 '좋은 차'가 아니라 '고급차'로 보이게 만들겠다는 의도가 더 선명하다.


결국 현대차가 이번 더 뉴 그랜저에서 조정한 건 디자인이 아니라 역할이다. 그랜저는 오래도록 많이 팔리는 준대형 세단이었지만, 이번 변화는 판매량보다 위상을 다시 세우는 쪽이다. 

SUV가 시장 중심으로 올라서고 제네시스가 프리미엄을 가져간 흐름 속에서, 현대차는 그랜저를 현대차 브랜드 안에서 가장 품위 있는 대형 세단으로 세우려 한다. 이번 더 뉴 그랜저는 부분변경 모델이지만, 현대차가 손본 건 디자인보다 그랜저의 급이다.

Copyright ⓒ 프라임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더 뉴 그랜저' 디자인 공개…현대차는 '차급'을 올리고 싶다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