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답십리=김지영 기자 “‘희소성’ 아닐까요? 전부 똑같은 걸 찍어내는 세상이잖아요. 더 이상 생산되지 않는 것을 찾다보니까 옛 것을 찾는 것 아닐까…”
23일 답십리 고미술상가를 찾은 배준수(38) 씨는 “요즘 사람들이 왜 ‘옛 것’을 좋아하는 것 같냐”는 기자의 물음에 이렇게 답했다. 대량 생산과 표준화가 쉬워진 오늘날, ‘옛 것’은 단지 오래된 것만이 아니라 ‘흔치 않다’는 의미를 지닌다는 것이다.
‘흔치 않은 것’을 찾는 경험과 소비를 원하는 20대, 30대가 답십리 고미술거리를 찾고 있다. 이런 변화가 추상적인 역사·문화적 가치를 넘어, 고미술품의 ‘경제적 가치’로 이어질 수 있지 주목된다.
◇ 인사동 대신 답십리 떴다… 젠트리피케이션 위험 없나
고미술상가 상인들에 따르면, 최근 이곳을 찾고 있는 사람들은 주로 20대와 30대로 고미술에 대한 지식이나 관심보다는 단순한 흥미나 호기심으로 이곳을 찾는 경우가 많다. 이곳에서 골동품점 ‘석황’을 25년 넘게 운영한 박미애(70) 사장은 “요즘 찾아오는 사람들 중 95%는 구경을 목적으로 온다”고 말했다.
또, “이전에는 인사동 골동품 거리가 지금의 고미술거리같은 곳이었다”며 “오르는 건물 임대료를 버티지 못해 골동품 가게들이 없어지면서 그 수요를 이곳이 흡수했다”고 설명했다.
인사동 골동품거리는 조선시대 최고 예술 관청이었던 ‘도화서’가 있던 곳으로, 일제강점기부터 일본인들이 한국의 고미술품을 수집하면서 본격적으로 형성됐다. 2002년, 복합문화공간 쌈지길이 들어서면서 임대료가 치솟았고, 이 때문에 수십년간 필방·화랑·고미술 상점들이 있던 자리는 기념품 가게·카페·음식점으로 바뀌었다.
그렇다면 답십리 고미술거리도 같은 문제를 겪게 되는 건 아닐까. 상인들에 따르면, 이곳은 최근 입점한 몇몇 곳들 외에는 임차가 아닌 자가로, 인사동 사례와 같은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의 발생 위험은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 동대문구 “체류형 관광정책 추진”
답십리 고미술거리를 찾는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지난 9일 서울 동대문구(구청장 이필형)는 답십리 고미술상가와 답십리영화미디어아트센터, 주위 상권을 연계해 체류형 관광을 가능하게 하는 ‘답십리 헤리티지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답십리 고미술상가를 중심으로 현대시장, 간데메공원, 서울시립동대문도서관, 답십리영화미디어아트센터를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또, 방문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해 고미술과 영화 자산을 활용한 체험형 콘텐츠도 강화할 방침이다.
Copyright ⓒ 시사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