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는 질주하는데, ‘딜러사’는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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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자동차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사진은 한성자동차 성동 서비스센터. / 한성자동차
한성자동차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사진은 한성자동차 성동 서비스센터. / 한성자동차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3대 딜러사가 지난해 적자 실적을 기록했다. 벤츠 신차 판매가 늘어나고 벤츠코리아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성장세를 기록한 것과 상반되는 모습이다.

지난해 벤츠코리아는 국내에서 6만8,467대의 신차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판매량이 3.1% 증가했다. 벤츠코리아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조1,883억원, 2,050억원을 달성하며 전년 대비 매출은 8.8%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30.2% 늘었다.

벤츠코리아가 성장세를 기록한 것과 달리 3대 딜러사들은 희비가 엇갈렸다. 벤츠 딜러사들 중 규모가 큰 한성자동차와 HS효성더클래스, KCC오토 3사는 지난해 적자 실적을 받아들었다.

지난해 적자를 기록한 3개 딜러사의 적자 원인은 조금씩 다르지만 큰 틀에서는 ‘할인 경쟁’이라는 공통점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먼저 한성자동차는 지난해 인건비 비중이 큰 점과 광고선전비가 크게 늘어나는 등 판관비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게 적자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한성자동차의 지난해 실적은 △매출 2조7,738억원 △매출총이익 1,755억원 △판관비 2,301억원 △영업손실 546억원 △순손실 392억원 등을 기록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점은 이미 판관비가 매출총이익을 넘어섰다는 점이다. 특히 지난해 판관비는 전년 대비 11.5% 줄었음에도 매출총이익이 크게 감소하면서 수익성을 개선하지 못했다.

지난해 벤츠코리아 3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 HS효성더클래스, KCC오토가 적자 실적을 기록했다. /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지난해 벤츠코리아 3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 HS효성더클래스, KCC오토가 적자 실적을 기록했다. /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한성자동차가 지난해 급여로 지출한 비용은 903억원이며, 여기에 퇴직급여로 131억원이 지출됐다. 기본 급여는 전년(925억원) 대비 소폭 줄었지만 퇴직급여는 65.1% 늘어났다. 일시적인 요인이지만 지난해 판관비 부담이 커지는 것에 일조한 셈이다.

또한 지난해 광고선전비로 약 171억원을 지출했는데, 이는 전년(137억원) 대비 24.2% 증가한 수치다. 임차료는 360억원으로 흑자를 기록했던 2022년(356억원)과 큰 차이가 없지만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한성자동차의 임차료는 타사 대비 높은 수준인데, 이는 신차전시장과 서비스센터 수가 각각 19개, 18개, 그리고 인증중고차전시장은 7개로, 타사 대비 월등히 많기 때문이다. 전시장과 서비스센터 수가 많은 만큼 고용한 직원 수도 많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인건비 부담도 크다.

자동차 딜러 특성상 매출 대비 급여 비중 보다는 ‘매출총이익 대비 급여’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성자동차의 매출총이익은 1,754억원이며, 임직원 급여는 903억원을 지출했다. 매출총이익 대비 급여 비중은 51.5%로 다소 과도하다고 평가된다.

업계에 따르면 한성자동차의 임직원 수는 약 2,000여명으로 알려져 있다. 직원 수가 많은 만큼 급여 규모가 높을 수는 있다. 다만 HS효성더클래스의 임직원 수가 약 1,000여명으로 알려져 있는데 HS효성더클래스는 지난해 급여로 367억원을 지출했다. 한성자동차의 급여가 다소 높은 수준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한성자동차는 벤츠코리아의 가장 큰 파트너 딜러사다. 그만큼 임차료와 인건비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데, 지난해 상품매출 규모는 감소했다. 사실상 신차 판매가 줄어들면서 매출이 줄었고, 이익도 줄어드는 구조적인 문제가 커졌다. 이는 할인 경쟁 등으로 마진이 감소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도한 할인 경쟁이 적자 실적을 이어오는 원인으로 꼽힌다.

벤츠 딜러사 HS효성더클래스가 지난해 적자 실적을 받아들었다. HS효성더클래스 방배 서비스센터. / HS효성더클래스
벤츠 딜러사 HS효성더클래스가 지난해 적자 실적을 받아들었다. HS효성더클래스 방배 서비스센터. / HS효성더클래스

벤츠 딜러사들 중 매출 2위인 HS효성더클래스는 지난해 매출이 늘었음에도 영업이익 항목은 적자로 전환했다.

HS효성더클래스의 지난해 실적은 △매출 1조3,647억원 △매출총이익 925억원 △판관비 942억원 △영업손실 17억원 △순손실 7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매출은 6.8% 증가했음에도 실적은 적자로 돌아섰다.

HS효성더클래스는 지난해 상품매출과 정비매출 모두 전년 대비 소폭 성장했다. 그럼에도 적자로 돌아선 이유는 할인 경쟁으로 인한 마진 축소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으로는 판관비가 증가(8.9%↑)한 만큼 수익성에 일시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HS효성더클래스의 판관비 중에서는 광고선전비와 판매보증비가 각각 65억원, 5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 32.3%, 55.8% 늘었다.

KCC오토는 지난해 △매출 8,485억원 △매출총이익 542억원 △판관비 647억원 △영업손실 105억원 △순손실 7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4.2% 늘었고, 판관비는 소폭 감소(0.75%↓)했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비용관리를 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적자를 기록한 이유는 매출원가가 늘면서 매출총이익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벤츠코리아가 최근 정찰제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나섰다. /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벤츠코리아가 최근 정찰제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나섰다. /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지난해 KCC오토가 적자를 기록한 원인은 신차 판매 마진이나 정비 마진이 붕괴되면서 적자가 확대된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특히 상품매출(신차·인증중고차 판매)이 늘었음에도 적자 전환을 기록한 것은 가격경쟁 및 할인 확대 등으로 인해 마진이 줄어든 결과로 볼 수 있다. 또한 정비매출이 늘었지만, 정비매출 마진률은 3.8%로 서비스센터를 운영하면서 수익을 거의 남기지 못하는 구조인 점도 수익성 악화에 일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벤츠코리아의 3대 딜러사가 마진률을 개선하고 흑자 실적으로 돌아서기 위해서는 할인 경쟁을 축소하는 게 최선으로 보인다.

그나마 최근 벤츠코리아가 차량 재고를 중앙(본사)에서 관리하면서 ‘전국 전시장 단일 가격을 제공’하는 정찰제(리테일 오브 더 퓨처)를 시행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벤츠 딜러사들은 올해부터 신차 재고 보유 및 할인 경쟁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게 돼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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