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부산 김희수 기자] 현도훈이 기계로 거듭나고 있다.
1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치러진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2026 신한SOL KBO리그 경기는 한화의 5-0 승리로 끝났다. 류현진의 7이닝 무실점 호투에 롯데 타선이 틀어막혔고, 이후 불펜진을 상대로도 득점이 나오지 않았다.
롯데 입장에서는 답답한 경기 흐름이었지만, 분명한 수확도 있었다. 바로 현도훈의 호투다. 선발 투수 비슬리가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3회를 채우지 못하고 강판된 상황에서 급하게 마운드를 이어받은 현도훈은 3⅔이닝 무실점 호투를 선보이며 팀 내에서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 퓨처스리그에서의 좋은 활약을 1군에서도 선보인 것.
19일 경기 전 인터뷰실에서 만난 현도훈은 “운이 잘 따른 날이었다. 1군에 오면 긴장도 되고 흥분도 되는데, 모든 감정을 배제하고 기계처럼 해보자고 마음먹었다. 아무 생각 없이 던졌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운을 뗐다.
갑작스러운 등판으로 몸 풀 시간도 충분치 않았지만, 현도훈의 퍼포먼스에는 문제가 없었다. 그는 “오히려 몸도 괜찮았다. 괜히 미리 준비를 하면서 흥분할 새도 없이 올라가니까 좋은 첫 단추를 꿴 것 같다. 원래도 몸이 좀 빨리 풀리는 편이긴 하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현도훈은 “비슬리가 일찍 내려갔기 때문에 불펜 소모가 많아질 수도 있었다. 그래서 최대한 길게 던지는 게 내 역할이었고, 공격적으로 빠른 승부를 하고자 했다. (손)성빈이도 가운데로 던지면서 빠르게 가자고 했는데, 내가 또 가운데 던지고 싶다고 거기로만 가는 사람이 아니라서(웃음), 오히려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현도훈이 앞서 언급했던 “기계처럼 던진다”는 이야기는 계속 반복됐다. 현도훈은 “쉽게 쉽게 던지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예전에는 더 강한 공을 많이 던지려고 했는데, 그런 욕심이 오히려 안 좋은 쪽으로 간 것 같다. 삼진이나 구속에 대한 욕심을 내지 않고 기계처럼 던지려고 노력했다. 2군에서 김현욱 코치님이 계속 편하게 던지라고 했는데, 결국 그러려면 감정을 배제하는 게 제일 중요했다”며 기계처럼 던지는 것의 중요성과 포인트를 짚었다.
기계가 된 현도훈은 자신의 바람대로 모든 감정을 배제하고 움직였다. 그는 “어제(18일)는 사인 나는 대로 던졌다. 고개를 한 번도 안 흔들었다. 받는 사람이 공을 보고 판단해줄 거라고 생각했다”고도 말했고, “지금은 골고루 다 비슷하다. 뭐가 자신 있다 하는 구종은 없다”고도 말했다. 그야말로 기계 같은 대답들이었다.

현도훈이 이처럼 갈고 닦은 마인드는 두산 시절부터 현도훈과 함께 한 김태형 감독의 칭찬까지 이끌었다. 현도훈은 “감독님이랑 8년 정도 함께 했는데, 어제 처음으로 나이스 피칭이라고 해주셨다(웃음). 기분이 너무 좋다”며 밝게 웃었다.
그간 2군에서는 늘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1군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던 현도훈이다. 어제의 활약을 기반으로 1군에서 자리를 잡고 싶은 욕심이 생길 법도 하다. 그러나 현도훈은 “목표는 없다. 그냥 야구 많이 하고 싶다. 1군이든 2군이든 똑같다. 내가 좋아하는 야구를 오래 하고 싶다”고 덤덤한 목소리만을 냈다. 마운드 위에서뿐만 아니라 어디서든 기계와 같은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게 된 현도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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