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빈의 건강노트] “커피도 소용없네”…눈꺼풀 무거운 김 대리, 범인은 ‘춘곤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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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직장인 김모(34)씨는 최근 점심시간만 지나면 쏟아지는 졸음 때문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식사를 마치고 자리에 앉아 업무를 이어가려 해도 눈꺼풀이 무겁게 내려앉고 집중력이 쉽게 흐트러진다.

잠깐 자리에서 일어나 스트레칭을 해보거나 커피를 마셔보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피로감이 밀려온다. 김씨는 “충분히 잔다고 생각했는데도 오후만 되면 몸이 축 처진다”며 “업무 효율이 떨어지는 게 느껴질 정도”라고 말했다.

날이 따뜻해지는 봄이 되면 유난히 몸이 나른해지고 졸음이 쏟아지는 경우가 많다.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고 일과 중 집중력이 떨어지기도 한다. 흔히 ‘춘곤증’이라 부르는 현상이다.

춘곤증은 특정 질환이라기보다 계절 변화에 신체가 적응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시적 증상이다. 겨울 동안 줄어든 활동량이 회복되고 기온이 상승하며 낮 시간이 길어지면 신진대사와 호르몬 리듬에 변화가 생긴다. 이 과정에서 에너지 소모가 증가하면서 피로감과 졸림이 나타날 수 있다.

대표적인 증상은 낮 시간대의 극심한 졸음과 전신 피로감, 집중력 저하다. 식욕이 떨어지거나 소화가 더디게 느껴질 수 있고, 눈의 피로감이나 가벼운 두통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장시간 실내에서 앉아 업무를 보거나 공부하는 환경일수록 이러한 증상이 두드러진다.

춘곤증 완화를 위해서는 규칙적인 생활 리듬 유지가 중요하다. 성인은 하루 7~8시간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일정한 시간에 잠들고 일어나는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낮 시간에 졸음이 심할 경우 20분 이내 짧은 낮잠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그 이상 길어지면 밤 수면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가벼운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혈액순환이 원활해지면서 신체 활력이 높아지고 피로 완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낮에는 스트레칭이나 짧은 산책을 통해 햇빛을 충분히 쬐는 것이 생체 리듬 안정에 효과적이다. 졸음을 쫓기 위해 커피 등 카페인 음료를 찾는 경우가 많지만, 오후 늦은 시간 섭취는 수면의 질을 떨어뜨려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균형 잡힌 식사 역시 중요하다. 식사는 소량씩 규칙적으로 하고, 혈당지수(GI)가 낮은 복합 탄수화물 위주로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고 두부나 생선 등 단백질 식품을 함께 곁들이면 피로 관리에 도움이 된다. 특히 비타민 B군이 풍부한 통곡물, 콩류, 견과류는 에너지 대사를 원활하게 하는 데 기여한다. 반면 당분이 많은 음식이나 정제 탄수화물을 한 번에 많이 섭취하면 혈당이 급격히 오르내리는 혈당 스파이크가 발생해 식후 졸음을 더욱 유발할 수 있다.

박주현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춘곤증은 계절 변화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는 계절성 현상”이라며 “대부분 수 주 내 자연스럽게 호전된다”고 설명했다.

그서면서 “빈혈, 갑상선 질환, 우울증, 수면무호흡증 등도 유사한 증상을 보일 수 있는 만큼 피로가 한 달 이상 지속되거나 무기력감이 심하다면 다른 질환 가능성을 고려해 전문의 상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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