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두완 기자 북한 전력 생산 규모는 남한의 5% 수준에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발전 설비 노후화와 연료난, 기술 부족이 겹치며 전력 생산과 공급 전반이 불안정한 상태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기를 생산하고 송전하는 과정 곳곳에서 문제가 이어지면서 정상적인 전력 체계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단순한 전력 부족을 넘어 구조적 한계가 드러난 상황이라는 평가다. 이런 조건에서는 자체적인 개선이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결국 외부 협력 필요성이 거론되는 배경이다.
◇ 낡은 설비·끊긴 연료… 흔들리는 전력망
16일 국회에서 제기된 논의에서도 북한 전력 문제는 단순한 수급 불균형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라는 점이 강조됐다. 신정수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 전력 산업이 설비·연료·기술 전반에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가장 먼저 드러나는 문제는 절대적인 생산 능력이다. 북한의 발전 설비 용량은 약 8.3GW 수준으로, 남한과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 단순히 ‘적다’는 수준을 넘어 경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생산 기반 자체가 제한돼 있는 만큼 수요가 조금만 늘어나도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발전 방식도 불안 요소다. 북한은 수력과 화력에 대부분을 의존하고 있다. 특히 수력 비중이 높은 구조에서는 강수량과 계절 변화에 따라 전력 생산이 크게 흔들린다. 비가 적게 오거나 가뭄이 이어질 경우 곧바로 전력 부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전력 생산이 자연 조건에 크게 좌우되는 셈이다.
설비 상태는 더 큰 문제로 지목된다. 상당수 발전소가 수십 년 전에 건설된 시설로 정상적인 교체나 보수가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오래된 설비는 효율이 떨어질 뿐 아니라 고장 위험도 높다. 실제로 북한 화력발전소의 효율은 남한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같은 양의 연료를 사용해도 생산되는 전력은 적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연료 확보도 쉽지 않다. 화력발전소를 가동하려면 일정한 연료 공급이 유지돼야 하지만 외부 지원이 끊긴 이후 안정적인 공급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발전소를 가동하더라도 출력이 제한되거나 가동 자체가 중단되는 사례가 반복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전기를 생산해도 이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문제도 있다. 송배전망이 노후화돼 전력 손실이 크게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가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 상당 부분이 소실되는 상황이다. 이 경우 생산량을 늘려도 실제 체감되는 전력 공급은 크게 개선되지 않는다.
이 같은 문제는 결국 생활 영역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지역에 따라 정전이 잦고, 전기가 들어오는 시간도 제한적인 수준에 머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지역에서는 하루 몇 시간 정도만 전기가 공급되는 사례도 확인된다. 전력 공급이 일정하지 않다 보니 산업 활동은 물론 일상생활에도 제약이 발생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자체적으로 전력을 확보하는 방식에 의존하고 있다. 가정 단위에서 소형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최소한의 전력을 충당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TV 시청이나 휴대전화 충전 등 기본적인 생활 수요를 해결하기 위한 대응이다. 다만 이 역시 제한적인 수준에 그쳐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이날 논의에서는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북한 전력 문제는 내부 노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이 강조됐다. 신정수 연구위원은 북한 전력 산업이 자본과 기술이 동시에 부족한 상태라며, 외부 협력 없이는 개선이 쉽지 않다는 분석을 제시했다.
정치권에서도 비슷한 인식이 확인됐다. 더불어민주당 박정 의원은 “남북 간 막혀 있는 흐름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며 전력과 수자원을 중심으로 한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민의히 조경태 의원도 “체제가 다르더라도 경제적 교류를 통해 공존할 수 있다”고 언급하며 협력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다만 현실적인 제약도 분명하다. 대북 제재와 정치적 변수로 인해 대규모 투자나 지원 방식의 협력은 추진이 쉽지 않다. 협력 필요성은 분명하지만 이를 실제 정책으로 연결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장벽이 적지 않다는 평가다. 북한 전력 문제는 단순한 공급 부족이 아니라 생산, 설비, 연료, 전달 체계가 동시에 얽힌 복합적 과제로 남아 있다. 전력 협력이 다시 거론되는 배경에는 이 같은 현실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Copyright ⓒ 시사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