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당뇨 투자 '폭증'…1분기 만에 지난해 규모 돌파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글로벌 바이오제약 시장에서 비만·당뇨 치료제를 둘러싼 투자 열기가 올해 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거래 규모가 단기간에 급증한 가운데, 자금이 소수의 대형 딜에 집중되는 '선별적 투자'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7일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가 인용한 J.P.모건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비만·당뇨 분야 연구개발(R&D) 라이선스 거래 규모는 220억 달러(약 32조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규모인 203억 달러를 이미 넘어선 수치다. 초기 계약 시 지급되는 선급금과 주식 규모도 13억 달러다. 지난해 연간 수준(29억 달러)의 절반에 육박하며 견조한 투자 수요를 입증했다.


거래 구조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그동안 시장을 주도해 온 GLP-1 및 GIP 계열 치료제 중심의 초대형 계약은 다소 속도 조절에 들어간 모습이다. 지난해에는 100억 달러 이상의 대형 거래가 잇따랐지만, 올해 1분기에는 소수의 파트너십만 체결됐다. 

다만 거래 건수 감소와 달리 전략적 가치가 높은 자산으로 자금이 집중되는 경향은 오히려 강화됐다. 다수의 중소형 계약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자금의 흐름은 여전히 미국 중심이다. 2024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글로벌 바이오제약 벤처 투자 규모는 총 617억 달러로 집계됐으며, 이 가운데 441억 달러(약 71.5%)가 미국 기업에 집중됐다. 특히 베이 지역과 보스턴이 각각 148억 달러, 125억 달러를 유치하며 핵심 투자 허브로서의 위상을 유지했다.

반면 라이선스 거래에서는 중국의 존재감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올해 1분기 선급금 5000만 달러 이상 대형 거래 중 절반이 중국 유래 자산이었으며, 금액 기준으로는 전체의 75%(약 26억 달러)를 차지했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경쟁력 있는 후보물질 확보를 위해 중국 바이오텍과의 협력을 적극 확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J.P.모건은 "초기 단계 바이오텍들이 자체 개발보다 중국 바이오제약사와의 협력을 통해 자산을 확보하는 것이 효율적인지 평가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투자와 인수합병(M&A) 흐름 역시 후기 단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올해 1분기까지 M&A는 임상 2상과 3상, 허가 단계에 진입한 자산 확보에 집중됐으며, 초기 기술이나 플랫폼 중심 투자는 상대적으로 위축된 양상이다. 기업공개(IPO) 또한 제한된 후기 단계 기업에만 기회가 열리며, 시장의 투자 기준이 성장성보다 상업화 가능성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단순한 투자 확대를 넘어 시장 구조 자체의 변화를 의미한다고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비만·당뇨 치료제 시장은 여전히 자금이 몰리는 핵심 분야지만, 이제는 '될 만한 자산'에만 선택적으로 투자하는 분위기가 강해졌다"며 "초기 기술만으로는 투자 유치가 어려워지고, 임상 데이터와 상업화 가능성이 사실상 필수 조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글로벌 빅파마 입장에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이미 검증된 자산을 확보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며 "중국 바이오텍과의 협력이 빠르게 늘어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개발 리스크를 낮추면서도 경쟁력 있는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비만·당뇨 치료제 시장은 높은 성장 기대 속에 투자 자금이 지속 유입되는 동시에, 투자 방식은 점차 '대형화'와 '선별화'로 전환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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