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부산행이 불러온 국민의힘 균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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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부산 북구 만덕2동행정복지센터에서 전입신고를 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 뉴시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부산 북구 만덕2동행정복지센터에서 전입신고를 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두완 기자  관심을 모았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재보선 행선지가 부산으로 좁혀졌다. 한 전 대표는 14일 부산 북구로 전입신고를 마치며 보궐선거 출마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제명 이후 처음으로 특정 지역을 기반으로 한 정치 행보에 나섰다는 점에서 향후 움직임에 관심이 쏠린다.

같은 날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부산 북구갑 무공천 주장이 제기됐고 지도부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전 대표의 일정이 공개된 직후 공천 문제를 둘러싼 당내 입장 차가 확인되면서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한동훈 등장에 무공천 논란, 엇갈린 당내 입장

한동훈 전 대표는 지난 1월 말 국민의힘에서 제명이 확정된 이후 75일 만에 부산으로 주소지를 옮겼다. 당에서 밀려난 이후 첫 지역 기반 이동이다. 통상적인 선거 준비 절차로 볼 수 있지만, 당적을 상실한 상태에서의 행보라는 점에서 해석이 달라진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국민의힘 간판이 아닌 방식의 출마를 염두에 둔 행보로 보고 있다. 선거 과정에서 국민의힘 후보와의 단일화 여부 역시 변수로 꼽힌다.

한 전 대표의 이번 부산행은 향후 정치적 선택의 방향을 보여주는 신호로 정치권에서 보고 있다. 이번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재보궐선거가 ‘미니 총선’으로 불릴 만큼 상징성이 크다는 점도 이번 부산 북구갑 선거에 관심이 쏠리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문제는 공천 문제를 둘러싼 당내 입장 차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미 무공천에 선을 그은 상태였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13일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공당으로서 정치적 존재 이유를 스스로 포기하는 행위”라며 무공천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다음 날인 14일에도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이 “무공천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히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부산 북구갑 보궐선거는 3자 구도가 예상된다”며 무공천을 통한 양자 구도 필요성을 주장했다. / 뉴시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부산 북구갑 보궐선거는 3자 구도가 예상된다”며 무공천을 통한 양자 구도 필요성을 주장했다. / 뉴시스

그러나 같은 날(14일) 부산 지역 4선 김도읍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부산 북구갑 무공천을 주장했다. 선거 부담을 줄이고 정치적 책임을 분명히 하기 위해 후보를 내지 않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같은 사안을 두고 지도부와 중진 의원 간 입장이 엇갈리면서 공천을 둘러싼 이견이 표면 위로 올라오는 양상을 보였다.

이 대목은 단순한 의견 충돌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천 기준이 먼저 제시되기보다 개별 인사 발언이 앞서고, 지도부가 뒤늦게 대응하는 방식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정 지역 공천 문제가 당 전체 전략과 연결되지 못한 채 개별 사안으로 흩어지는 양상도 이어지고 있다. 선거를 앞둔 정당에서 전략보다 대응이 앞서는 구조가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을 둘러싼 잡음도 이어지고 있다. 장동혁 대표가 미국 방문 일정으로 당을 비운 사이 당 안에서는 공천 지연을 우려하는 비판이 공개적으로 제기됐다. 배현진 의원은 12일 “17개 시도당 후보들의 공천 시계가 장 대표의 방미로 일주일간 멈춰 선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천을 올스톱시키고 미국 가는 당 대표를 누가 이해하겠느냐”고 비판했다. 지도부는 최고위원회 운영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공천 기준과 일정에 대한 불안이 당내에서 공개적으로 제기된 셈이다.

정당 지지율 흐름도 이런 상황과 맞물려 있다. 한국갤럽 조사 기준 국민의힘 지지율은 3월 1주 21%에서 3월 4주 19%, 4월 1주 18%까지 내려갔다. 4월 2주 20%로 소폭 반등했지만, 전체적으로 20% 안팎에서 정체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지지율 반등이 뚜렷하지 않은 점은 당의 대응 방식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3월 이후 20% 안팎에서 등락을 이어가며 뚜렷한 반등 없이 정체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 그래픽=이주희 기자
국민의힘 지지율은 3월 이후 20% 안팎에서 등락을 이어가며 뚜렷한 반등 없이 정체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 그래픽=이주희 기자

당 안에서는 이탈로 이어지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국민의힘 한 인사는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탈당 사실을 밝히며 당을 떠났다. 해당 인사는 자유한국당 시절 인재영입으로 정치에 입문해 미래한국당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하고 당 대변인을 맡는 등 당과 인연을 이어온 인물이다. 그러나 최근 “반복되는 내부 갈등과 소모적인 다툼이 이어지고 있다”며 당의 방향성에 문제를 제기하고 탈당을 선택했다. 일정 기간 당에 몸담았던 인사의 이탈이 공개적으로 이어지면서 내부 불만이 누적돼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동훈 전 대표의 부산행은 단일 변수라기보다 당의 대응 방향을 흔든 계기로 읽힌다. 이 때문에 그 일정이 공개된 이후 나타난 당내 반응은 개인 문제로만 설명하기 어렵다. 지도부가 무공천에 선을 그은 상황에서 김도읍 의원이 공개적으로 무공천을 주장하고, 배현진 의원이 공천 지연을 비판하는 등 당내에서 이어진 발언들이 한 전 대표의 행보와 맞물려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한동훈계를 중심으로 한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지방선거는 정당의 조직력과 전략이 동시에 작동해야 하는 선거로 꼽힌다. 후보 배치와 메시지, 지역별 대응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현재 국민의힘은 개별 사안에 대한 입장 차가 먼저 노출되고 이를 뒤늦게 정리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천 논의가 전략이 아니라 사건 단위로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선거 일정은 진행 중이지만 공천 기준과 전략, 의사결정 구조는 여전히 정리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될 경우 유사한 충돌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동훈 전 대표의 부산행 역시 새로운 갈등을 만들었다기보다 이미 존재하던 당내 균열을 드러낸 계기로 읽힌다는 해석이다.

기사에서 인용된 여론조사는 한국갤럽이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다. 조사 방식은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이며, 표본수는 약 1000명 내외이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질문 문항 등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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