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스트리트북스] AI시대, 먹고살 일이 고민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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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만드는 사람들은 출판업계를 ‘홍대 바닥’이라고도 말합니다. 이곳에 많은 출판사가 모여 있기 때문입니다. 문화 예술의 거리로 불리우던 홍대의 옛 정취도 지금은 많이 사라졌지만, 여전히 의미 있는 책의 가치를 전하고 싶습니다. 홍대 바닥에서 활동 중인 여섯 명의 출판인이 돌아가며 매주 한 권씩 책을 소개합니다.

[북에디터 이미연] 이제 어느 모임에서든 AI(인공지능) 이야기가 빠지지 않고 나온다. 친구와 점심 약속에서도, 친척 집에 방문했을 때도, 책방지기 모임에서도 등장한다.

물론 챗GPT가 처음 등장했을 때도 그랬다. 그때만 해도 AI를 써보았는지가 주요 내용이었다. 지금은 초점이 조금 다르다. AI를 어떻게, 얼마나 활용하고 있는가에 맞춰진다.

간단한 질의응답으로만 써봤다던 이도 이제 AI를 활용해 전문 상담을 받았다고 한다. 어떤 이는 자신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을 코딩했다 하고, 또 다른 이는 챗GPT, 제미나이, 클로드 등 작업에 따라 도구를 달리 사용했다고 한다.

나 역시 AI를 자주 활용한다. AI가 만든 결과물이 갈수록 품질이 좋아져서 쓸 때마다 놀란다. 몇 날 며칠 끙끙대며 겨우 만든 작업을 AI가 몇 분 만에 뚝딱 만들어내는 것을 보면 급기야 허무하기까지 하다.

그래서일까. AI를 활용하면 할수록 ‘내 쓸모란 무엇인가?’ 고민하게 된다.

“AI가 나보다 일을 잘할 때, 나는 무얼 하며 먹고살아야 할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 질문은 막연한 미래에 있었지만 눈 깜짝할 사이 코 앞까지 왔다.

에서 뇌과학자 김대식과 안무가 김혜연이 이 질문에 답을 찾는다. 머리 전문가와 몸 전문가의 만남이라니, 흥미로웠다.

두 사람은 ‘인간의 능력이란 무엇인가’ 개괄을 시작으로, AI와 인간의 차이를 살펴보고,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찰한다.

이 책에서 한가지 허를 찔린 대목이 있다. AI시대에 인간과 기계의 경쟁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나보다 인공지능을 더 잘 활용하는 다른 인간과 경쟁이라고 설명한 부분이다.

기술이 획기적으로 발전할 때마다 누군가는 일자리를 잃었고, 누군가는 일자리를 얻었다. 누군가는 생계가 곤란해졌지만 누군가는 더 많은 부를 차지했을 터다. 그랬다. 내 앞에 놓인 진짜 상대는 AI가 아니었다. 나보다 AI를 잘 쓰는 누군가였지.

AI가 몸을 얻은 미래인 ‘피지컬 AI시대’에 한국이 굉장히 주목받을 수 있다고 전망한 부분도 기억에 남는다. 컴퓨터와 반도체를 만드는 나라가 여전히 신발도 마스크도 종이 빨대도 만든다는 건 아주 특별한 일이고, K-컬처를 넘어 K-몸이 중요한 자원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대식 저자는 말한다.

“이제는 아무리 유망한 직업을 가지더라도 애매한 수준으로는 생계를 유지하기 어렵고 어떤 분야든 장인의 수준에는 이르러야 그 일로 먹고살 수 있다.

어떤 일이든 정말 ‘잘’하려면 답은 단 하나, 내가 원하는 일을 해야 한다. 내가 정말 원하는 일,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진지하고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

이제껏 글 쓰고 책 만들며 밥벌이해 왔지만 이 일이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일인가? 앞으로 나는 ‘책 장인’이 될 수 있을까? 아참, 애초에 책이 없는 시대가 될지도 모르겠구나. 그런 날만은 오지 않으면 좋겠지만 말이다.

|이미연. 출판업계를 뜰 거라고 해 놓고 책방까지 열었다. 수원에 있지만 홍대로 자주 소환된다. 읽고 쓰는 일을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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