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철원이하고 원중이가 또 나가서 (잘)해야죠.”
불펜은 현대야구에서 연속성이 가장 떨어지는 파트다. 구단들이 아무리 세심하게 관리한다고 해도 건강 이슈를 떨쳐내긴 어렵다. 때문에 구단은 늘 뉴페이스를 준비해야 한다. 필승계투조를 2~3명으로 돌려 막는 건 옛날 얘기다. 마무리를 제외하고 최소 4~5명의 선수가 조직적으로 움직여야 우승도 하고, 피로도도 최소화한다는 게 정설이다.

롯데 자이언츠가 지난 시즌 중반부터 힘이 떨어진 건 불펜의 영향도 있었다고 봐야 한다. 그 여파가 올해까지 이어진다는 분석도 많다. 검증된 마무리 김원중과 검증된 셋업맨 정철원은 그동안 참 많이 던졌다.
지난 2023년~2025년까지 3년을 기준으로 삼아보면, 김원중은 172경기 187⅔이닝, 정철원은 178경기 175이닝을 각각 소화했다. 김원중의 경우 컨디션 관리가 셋업맨보다 용이한 마무리였지만, 그래도 누적 데미지가 크다. 정철원은 두산 베어스 시절부터 많이 던졌다. 투구폼이 와일드하고, 힘을 많이 소모하는 폼이라는 평가다.
여기에 김원중의 경우 오프시즌 교통사고까지 겹치면서 아무래도 개인훈련 루틴에 지장을 받았다고 봐야 한다. 훈련량이 평소 같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김태형 감독은 빠르게 결단을 내렸다. 현재 김원중과 정철원을 추격조로 돌리고, 페이스가 좋은 신인 박정민과 돌아온 최준용을 중요한 상황에 쓴다. 최이준도 김태형 감독의 레이더에 포함됐다.
임기응변, 판단능력이 워낙 좋고 빠른 김태형 감독이다. 지금 안 좋은 것도 맞지만, 장기레이스까지 내다보고 있다. 12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준용이도 잘하고 있고, 지금 이준이하고 정민이가 공 자체가 좋아서 가장 중요할 때 쓰고 있는데, 철원이하고 또 원중이가 또 나가서 해야죠”라고 했다.
정철원과 김원중을 계속 쓰면서. 컨디션 관리 및 재정비를 시키면서 컨디션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얘기다. 나아가 필승계투조, 마무리 복귀 가능성이 크다. 또 경험 많은 두 사람이 결국 기운도 차리고 기량도 회복해서 롯데 불펜의 중심을 잡아주는 게 맞다. 야구는 애버리지를 절대 무시할 수 없다. 박정민과 최준용이 지금 좋다고 해서 1년 내내 좋을 것이란 장담을 할 수 없다.
마침 김원중과 정철원이 12일 경기에 나란히 등판했다. 롯데가 0-2로 뒤진 7회와 8회에 잇따라 올라와 경기력을 점검했다. 김원중이 먼저 올라와 1이닝 1볼넷 무실점, 정철원은 1이닝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마무리했다.
김원중은 포심 146~147km에 주무기 포크볼을 섞었고, 정철원은 포심 149km에 슬라이더와 포크볼을 구사했다. 김원중은 볼이 약간 높거나 날리는 모습도 있었고, 정철원은 포심 제구가 마음을 먹은대로 안 되자 변화구 비중을 높였다. 12일 경기만 봐도 가장 좋을 때 모습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제 시즌은 초입이다. 장기레이스에서 모든 선수가 늘 좋을 순 없다. 야구는 여러 사람이 모여서 하는 스포츠라서 변수가 참 많다. 롯데 불펜은 올 시즌 플랜A에선 이미 벗어났지만, 김태형 감독은 차분하게 여름 승부를 준비한다. 작년에 여름부터 급격히 내리막을 탄 걸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가까운 미래를 위한 조용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