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우승 뒤에 가려진 '신호진의 통곡'... 허수봉 FA 앞둔 현대캐피탈의 숙제 [유진형의 현장 1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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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진이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패한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 한국배구연맹(KOVO)

[마이데일리 = 인천 유진형 기자] '진에어 2025-2026 V리그' 남자부의 마침표는 대한항공의 환호로 찍혔다. 판정 논란과 네트를 사이에 둔 뜨거운 도발, 그리고 매 세트 손에 땀을 쥐게 했던 혈투까지 많은 이야기가 있었던 시리즈였다.

챔피언결정전 5차전, 세트스코어 3-1로 경기가 마무리되자 코트 위에는 극명한 희비가 교차했다. 대한항공 선수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코트로 쏟아져 나올 때, 반대편 코트에는 정적 속에 주저앉아 머리에 수건을 두른 채 어깨를 들썩이던 청년이 있었다. 현대캐피탈 신호진이었다.

이번 시즌 현대캐피탈의 출발은 예상치 못한 변수의 연속이었다. 지난 시즌 통합 우승에 힘을 보탰던 아포짓 신펑과 동행을 이어가려 했으나, 중국 내부 사정으로 인해 중국 선수들의 재계약이 전체적으로 불발되는 상황을 맞았다. 급하게 전력 보강이 필요했던 현대캐피탈은 팀의 상징과도 같았던 베테랑 전광인을 내주는 아픔을 겪으며 신호진을 수혈하는 파격적인 승부수를 던졌다.

신호진이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패한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 한국배구연맹(KOVO)신호진이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패한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 한국배구연맹(KOVO)

하지만 그를 향한 시선은 유독 엄격했다. 187cm라는 아포짓으로서 낮은 신장과 결정적인 순간의 범실이 겹칠 때마다 "실패한 트레이드가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떠나보낸 전광인의 존재감이 컸던 만큼, 20대 젊은 공격수가 감당해야 할 무게는 무거웠다. 비판에 답하는 방법은 오직 증명뿐이었다. 절치부심했던 신호진은 후반기로 갈수록 빛을 발했다. 화려한 공격에만 치중하던 모습에서 벗어나 몸을 날리는 리시브와 헌신적인 수비로 팀의 살림꾼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러나 가장 높은 무대에서 마주한 한계는 결국 준우승이라는 결과와 함께 눈물로 터져 나왔다. 수건 너머로 흐르던 그의 눈물은 단순히 패배에 대한 슬픔이 아니었다. 자신을 향한 의구심을 완전히 떨쳐내지 못했다는 자책, 그리고 팀을 우승으로 이끌지 못했다는 미안함이 섞인 성장의 통증이었다.

정지석의 공격을 막은 신호진이 포효하고 있다 / 한국배구연맹(KOVO)

현대캐피탈은 이제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팀의 주포이자 캡틴 허수봉이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어 거취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팀이 믿고 기댈 곳은 이번 시리즈를 통해 한 단계 성장한 신호진이다. 이번 눈물은 그에게 에이스로 가는 이정표가 될 것이다. 비판을 찬사로 바꾸기 위해 리시브 라인에서 구르고 또 굴렀던 신호진. 그의 2025-2026시즌은 실패라는 꼬리표를 완전히 떼어내고 천안의 새로운 태양으로 떠오르는 시간이 될 것이다. 패배의 코트 위에서 수건을 뒤집어쓰고 울던 청년이 내년 봄, 어떤 성숙한 미소를 지으며 팬들 앞에 설지 기대된다.

[챔피언결정전 5차전 패배 후 눈물을 흘린 현대캐피탈 신호진 / 한국배구연맹(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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