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에너빌, 8000억원 SMR 신공장 투자 본격화…이르면 내달 ‘첫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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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에너빌리티 경남 창원 본사. /두산에너빌리티

[마이데일리 = 심지원 기자] 두산에너빌리티가 소형모듈원자로(SMR) 시장 선점을 위해 추진 중인 전용 공장 건설을 위한 행정 절차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행정기관의 인허가 착공 심사 등의 건축허가 심사 문턱을 넘으면 이르면 내달 중 착공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급증하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발 전력 수요에 대응해 ‘SMR 파운드리(생산 거점)’로서의 양산 체제를 구축하고, 글로벌 빅딜 수주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달 중 창원시청에 SMR 전용 공장 신축을 위한 건축 허가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8068억원 규모의 투자 발표 이후 진행되는 실무 행정 절차의 최종 단계로, 완공 목표 시점은 2031년 6월30일까지다.

통상 건축 허가는 신청 후 관련 부서 협의와 보완 절차를 거쳐 평균 30일 정도 소요된다. 처리 속도에 따라 변동 가능성은 있지만, 인허가 및 착공 신고 기간을 고려하면 실제 공장 건물이 올라가는 본격적인 착공은 이르면 내달 이후가 될 전망이다. 현재 현장에서는 착공을 위한 사전 정비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신공장은 430만㎡(130만평)의 창원공장 부지 내에 들어설 예정이다. 특히 해당 공장은 특정 노형에 국한되지 않고 엑스에너지, 테라파워 등 다양한 글로벌 설계사들의 제품을 동시에 양산할 수 있는 ‘멀티 파운드리’ 체제로 설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20기에 달하는 생산 능력은 글로벌 주요 설계사들의 물량을 통합 소화하기 위한 규모인 셈이다.

급증하는 시장 수요에 따른 ‘조기 가동’ 가능성도 열려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완공 목표인 2031년 이전이라도 글로벌 파트너사의 물량 확보 요청이 급증할 경우 전체적인 가동 시점을 앞당겨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전해졌다.

인력 운용 측면에서도 선제적인 대응에 나선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향후 신규 채용과 더불어 기존 원자력 부문의 숙련된 인력을 재배치함으로써 신설 공장의 운영 최적화를 꾀할 계획이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현재 관련 절차를 밟고 있으며, 글로벌 프로젝트 진행 일정에 맞춰 투자와 설계, 착공 등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글로벌 SMR 수요 확대가 확실시되는 만큼 이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뉴스케일파워 전용 원자로 주조 설비에서 작업자들이 SMR 주단 소재를 제조하고 있다./두산에너빌리티

다만 인허가 과정은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2021년 5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용수공급시설 설치를 위한 인허가를 신청했지만, 취수 지점을 관할하는 여주시가 상생 방안 마련을 요구하며 제동을 걸었다. 이후 협의에만 1년 6개월이 소요됐고, 환경영향평가 민원과 토지 보상 지연까지 겹치면서 계획 발표 6년 만인 지난해에야 첫 삽을 뜰 수 있었다.

기업들이 체감하는 규제 부담도 여전하다. 한국경제인협회의 ‘2026년 국내 주요 500대 기업 투자계획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14.4%가 ‘입지 및 인허가 등 투자 관련 규제’를 최대 애로 요인으로 꼽았다. 이는 세금 부담과 노동 규제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따라서 이번 신공장의 인허가 속도는 착공 시점과 직결되는 만큼 향후 수주 확대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SMR은 대형 원전 대비 제작 기간이 짧다는 장점이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전용 생산 라인 확보가 지연될 경우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올해 SMR 수주 목표를 1조1000억원으로 제시했다. 이는 전체 원자력 수주 목표(4조9000억원)의 약 22%에 해당하는 규모다.

두산에너빌리티는 SMR 사업이 본격적인 제작 단계에 진입한 만큼 혁신 제조기술을 적용한 양산 체제 구축을 통해 SMR 파운드리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신규 공장 증설을 통해 글로벌 공급망 주도권을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글로벌 파트너사와의 협력도 확대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엑스에너지를 비롯해 뉴스케일, 테라파워 등 주요 SMR 설계사들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는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요 파트너와의 프로젝트가 본격화될 예정”이라며 “올해는 SMR 시장에서 두산에너빌리티가 성장의 한가운데에 서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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