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리스크에 기업 자금 2.4조 투입…“레고랜드 이후 최대”

마이데일리
/뉴시스

[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금융당국이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응해 기업 자금시장에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했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 최대 수준으로, 기업 자금조달 안정을 위한 선제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위원회는 8일 신진창 사무처장 주재로 금융시장반 회의를 열고 중동 상황 이후 금융시장 동향과 대응 방안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 3월 한 달간 시장안정프로그램을 통해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등을 총 2조4200억원 매입했다. 이는 2022년 10~12월 레고랜드 사태 당시 월평균 집행 규모(2조7200억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최근 평시 월평균 집행 규모(8900억원) 대비 약 2.7배에 달한다.

특히 2023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여전채 매입을 재개하고, BBB 이하 중소·중견기업 대상 채권담보부증권(P-CBO)도 올해 첫 발행에 나서는 등 취약 부문 지원을 강화했다.

◇ “시장 안정 vs 비용 부담”…엇갈린 신호

표면적인 시장 안정 흐름은 유지되고 있다. 회사채 AA- 등급 기준 신용 스프레드는 2월 말 59.6bp에서 이달 7일 65.6bp로 소폭 확대되는 데 그쳤다. 이는 신용 리스크가 급격히 확산되지는 않았음을 시사한다.

다만 기업의 자금조달 부담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해 말 2.953%에서 이달 7일 3.451%로 상승했고, 회사채(AA-) 금리도 같은 기간 3.476%에서 4.107%로 올랐다. 시장 안정은 유지되지만 기업이 실제로 부담하는 자금조달 비용은 상승하는 구조다.

금융당국은 중동 정세 불확실성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과 주요국 통화정책 기대 변화로 글로벌 금리가 오름세를 보이면서 국내 시장금리도 동반 상승했다. 특히 원유 도입 시차를 고려할 때 에너지 가격 상승 영향은 향후 본격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

시장안정프로그램은 이달에도 적극적으로 운용될 방침이다. 필요 시 추가 확대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 신 사무처장은 “에너지·공급망 위기에 영향을 받는 취약 산업군의 자금조달 지원에 더욱 신경 써달라”며 “채권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될 경우 프로그램 지원 규모를 즉각 확대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밝혔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중동 리스크에 기업 자금 2.4조 투입…“레고랜드 이후 최대”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