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 만에 청와대 회동… ‘중동 위기’ 속 ‘협치 불씨’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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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정 민생경제협의체 회담 및 오찬에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기념촬영을 하며 손을 맞잡고 있다. / 뉴시
이재명 대통령이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정 민생경제협의체 회담 및 오찬에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기념촬영을 하며 손을 맞잡고 있다. / 뉴시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지난해 9월 이후 약 7개월 만에 한자리에 모인 이재명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회동은 나름대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여러 현안에 대해선 거리감을 확인했지만, 중동 상황 장기화로 인한 민생경제 위기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점에 이견이 없었다. ‘전쟁 추경’의 목적에 맞지 않는 사업을 정리하는 등 소기의 성과도 거뒀다. 

7일 이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는 청와대에서 오찬을 겸한 여야정 민생경제협의체 회담을 갖고 각종 현안에 대해 허심탄회한 의견을 교환했다. 지난 2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돌연 불참으로 회동이 무산된 지 약 두 달 만이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오찬장 밖에서 여야 대표를 맞이한 이 대통령은 양당 대표를 향해 “요즘도 손 안 잡고 그러는 것 아니냐” 등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자칫 어색할 수 있는 분위기를 띄우고 나선 것이다.

중동 사태로 인한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이 당장 국내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양당 지도부는 ‘민생 안정’과 ‘위기 극복’이라는 큰 틀에선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른바 ‘전쟁 추경’의 신속한 필요성도 모두가 인정한 부분이다. 다만 구체적 사업 내용에 대해선 여전한 이견을 보였다. 소득 하위 70%를 대상으로 한 ‘고유가 피해지원금’은 대표적인 충돌 지점이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피해지원금이 물가와 환율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우려를 표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과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피해지원금이 서민들의 부담을 경감하고 민생경제에 활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이유로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현찰 나눠주기라고 하는 건 좀 과한 표현”이라며 “유류세 인상, 그로 인해 파생되는 물가 상승이 워낙 크기 때문에 그로 인한 고통을 조금이라도 우리가 보전해 드려야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정 민생경제협의체 회담 및 오찬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정 민생경제협의체 회담 및 오찬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 ‘이견’ 확인했지만, 대화 자체에 ‘긍정적’

‘조작 기소 국정조사’ 등 정치적 쟁점에서도 여권과 야당의 입장 차는 확연하게 드러났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경제 챙기고 민생 살피기에도 시간이 부족한데 조작 기소 국정조사 같은 일로 시간을 허비해서는 안 된다”며 중동 상황 이후로 연기를 요청했지만, 여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이를 ‘국가폭력’으로 규정하며 “하루빨리 세상에 드러내고 진실을 찾아야 된다”고 강조했다. 

개헌 역시도 여야가 신경전을 펼친 사안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5·18 정신과 부마 항쟁 내용에 대한 헌법 전문 수록, 비상계엄 요건 강화, 지방자치 강화 등 ‘이견이 없는 부분’을 우선 다루는 방식의 ‘점진적 개헌’ 논의를 여야에 요청했다.  “헌법이 제정된 지 너무 많은 세월이 지나 좀 안 맞는 옷처럼 돼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하면서다. 비공개 회의에서도 이와 관련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더 나아가 개헌을 논의하기 전 이 대통령이 중임·연임을 하지 않겠다는 대국민 선언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 대통령은 즉답을 피했다”고 전했지만, 청와대의 입장은 달랐다. 야당이 개헌저지선을 확보한 상태에서 이러한 가정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취지로 대답을 했다는 것이다.

여러 현안에 대해 여야가 이견을 확인하는 자리였지만, 의미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결과를 차치하더라도 일단 야당의 요구와 제안을 듣는 자리가 마련됐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협치의 한 발을 뗄 수 있었다는 게 양당의 공통된 반응이다. 이번 추경안에서 야당이 ‘목적과 맞지 않다’고 규정한 TBS 지원 예산을 여당이 철회한 것도 긍정적 대목이다. 국민의힘이 요구한 ‘국민생존 7대 사업’에 대해서도 민주당의 긍정적 반응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준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결과 브리핑에서 “비록 주요 현안에 대한 이견은 존재했으나 상대의 입장을 경청하고 ‘민생’이라는 공통 분모를 확인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소통의 자리를 지속하여 국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바꾸는 정치를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전체적으로 차분하게 필요한 대화를 이어갔다”며 “오늘 대화를 기점으로 논의가 잘 될 수 있도록 지켜봐 주시시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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