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고공행진, 면세업계 울상… “면세점이 소매점보다 더 비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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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에 불가리 등 명품 브랜드의 면세점 판매가격이 백화점 매장 판매가격보다 비싼 가격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 불가리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에 불가리 등 명품 브랜드의 면세점 판매가격이 백화점 매장 판매가격보다 비싼 가격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 불가리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최근 원·달러 환율이 치솟는 상황에 면세점의 메리트가 사라지고 있다. 면세업계가 면세점 기준 달러를 인상하고 나섬에 따라 위스키나 명품 주얼리 등 제품들은 면세점 판매가격이 오히려 일반 매장보다 비싼 ‘가격 역전’ 현상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면세점들은 소비촉진을 위한 쿠폰을 살포하고 나섰지만, 소비자를 끌어들이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먼저 달러 환율을 살펴보면 최근 1년 사이 환율이 가장 저렴했을 때는 지난해 7월초 달러 기준 환율이 1,352원을 기록했을 때다. 이후 달러는 서서히 오름세를 보였고, 지난해 9월말에는 1,400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11월에는 1,460원대를 기록했다.

이후 달러 환율은 등락을 반복하며 상승세가 억제되는 듯했으나 지난해 올해 2월부터 다시 우상향으로 전환했고, 결국 올해 3월말 면세점 기준 환율이 1,500원을 돌파했다. 4월 7일 현재 롯데면세점·신라면세점·신세계면세점 등의 기준 환율은 1달러당 1,507원을 기록 중이다.

면세점의 경우 제품 판매 가격 기준을 달러로 책정하는데, 달러 환율이 치솟으면서 일부 위스키 제품이나 명품·주얼리 등의 경우 면세점 판매 제품의 가격이 일반 백화점 매장이나 외부 소매점에 비해 비싸게 책정되는 경우가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달러 환율이 치솟으면서 위스키 중 일부 제품들의 면세 판매가격이 시중 소매가보다 비싼 가격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 픽사베이
달러 환율이 치솟으면서 위스키 중 일부 제품들의 면세 판매가격이 시중 소매가보다 비싼 가격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 픽사베이

위스키 중에서 면세점 판매가가 더 비싼 제품으로는 발렌타인 21년이나 일본 위스키인 산토리 하쿠슈 DR(디스틸러스 리저브) 등을 찾아볼 수 있다. 현재 발렌타인 21년의 시중 최저가는 16만7,000원 수준이며, 면세점 판매가는 17만6,000원대로 일반 소매점보다 면세점이 더 비싸다. 산토리 하쿠슈 DR은 면세점 판매가가 약 17만6,000원인데, 시중에서는 16만9,000원부터 구매할 수 있다.

물론 면세점에서 판매하는 위스키가 더 저렴한 제품도 다수 존재하지만 최근 달러 환율이 치솟는 상황에 가격 차이가 단 1∼2만원 차이에 불과한 위스키가 적지 않다. 사실상 면세점에서 구매할 이유가 크지 않다고 평가되는 이유다.

명품·주얼리 제품도 가격 차이가 크지 않거나 세금 신고 시 오히려 면세점이 비싼 브랜드가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 불가리와 루이비통 등이다.

불가리 제품들 중 다이아몬드가 포함되지 않은 세르펜티 바이퍼 링과 목걸이 플레인 제품의 매장 판매가격은 각각 372만원, 360만원이다. 최근 방문한 한 불가리 면세점에서 살펴본 동일 제품의 가격은 약 2,300달러 내외 수준으로, 원화 환산 시 약 340만원 수준이다. 백화점 매장 판매가격 대비 20만∼30만원 정도 저렴하다.

다만 국내 면세 한도는 800달러로, 이를 넘어서는 부분에 대해 자진신고로 과세를 적용하면 20만원 이상의 세금이 추가로 부과된다. 사실상 백화점 판매가격과 차이가 없거나 면세점 가격이 더 비싸다. 더군다나 불가리는 이번달 20일 면세점 판매 제품들의 가격을 인상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면세점 제품 가격이 인상되면 불가리는 면세점 판매가격이 백화점보다 높게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루이비통 브랜드도 백화점 매장보다 면세점 가격이 더 비싸거나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사진은 인천국제공항 면세구역 루이비통 매장. / 제갈민 기자
루이비통 브랜드도 백화점 매장보다 면세점 가격이 더 비싸거나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사진은 인천국제공항 면세구역 루이비통 매장. / 제갈민 기자

루이비통도 면세점 제품 가격이 백화점 매장보다 비싸다. 루이비통 카드지갑인 포켓 오거나이저 제품의 백화점 판매가는 제품에 따라 다르지만 약 61만∼70만원 수준인데 동일 제품의 백화점 판매가격은 약 450달러로 큰 차이가 없다. 면세 한도 내 제품이지만 다른 제품을 함께 구매할 계획인 소비자라면 굳이 백화점과 가격이 비슷한 제품을 면세점에서 구매할 이유는 없는 셈이다.

한 면세점 명품 브랜드 관계자는 “최근 달러 가격이 계속해서 오르고 있는데, 일부 브랜드는 면세점 제품 가격 인상 이슈도 겹치게 되면서 면세한도를 넘어서는 제품의 경우 백화점 매장 가격이 더 저렴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소비자들은 면세점과 백화점 가격을 비교해 구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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