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경기·인천 전세시장에서 지역별 온도차가 뚜렷해지고 있다. 같은 '수도권'이라는 이름 아래 묶였지만, 실제 흐름은 하나로 설명하기 어렵다. 일부 지역은 전세가격이 가파르게 오는 등 수요가 몰리는 반면, 다른 지역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거나 정체 흐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표면적으로는 수도권 전세시장이 상승세를 보이지만 '전세 양극화'가 짙어지고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부동산R114 AI 시세 조사에 따르면, 올 1분기 경기·인천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3억4636만원이다. 직전 분기(3억4310만원)와 비교해 326만원 올랐으며, 전년(3억3835만원)대비로는 801만원 상승했다.
다만 중위 전세가격(2억8625만원)은 직전 분기와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평균값은 오르는데 '중간값은 제자리'라는 점이 눈에 띈다. 평균과 중위가격 격차는 6000만원을 넘어섰다. 이는 시장 전반이 고르게 상승하지 않고, 일부 고가 및 인기지역 상승이 전체 평균을 견인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지역별 흐름은 더욱 극명하게 나타난다. 1분기 경인지역 아파트 전세가격 변동률은 전 분기 대비 0.95% 상승했다. 성남이 가장 높은 상승률(2.11%)을 기록했으며 △하남 2.05% △과천 1.98% △의왕 1.82% △용인 1.55% 등 주로 경기권 선호지역에서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서울 접근성이 뛰어나고,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진 지역 중심으로 임차 수요가 몰리면서 전세가격 상승을 이끈 것이다.
반면 △가평군 △이천시 △인천 동구·중구 등 상대적으로 저가 전세가 형성된 지역은 내림세를 기록했다. 같은 수도권 안에서도 선호지역과 비선호지역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 셈이다.
이런 차별화는 수요 구조에서 비롯된다. 성남·하남·과천·용인 등 지역은 서울로의 출퇴근이 용이할 뿐만 아니라 교통망·학군·생활편의시설 등 주거 선호 요소를 두루 갖췄다. 이와 달리 외곽 또는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낮은 지역의 경우 수요 유입이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가격 상승 탄력이 떨어진다.
업계 관계자는 "수요자 입장에서는 서울보다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하면서도 생활권은 크게 벗어나지 않는 대체지로 인식된다"라며 "최근처럼 매매시장 관망세가 이어질수록 실수요자는 전세시장에 오래 머무르면서 결국 선호지역 전세 수요는 두터워질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가격 수준 차이도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하락세를 보인 일부 지역은 아파트 전세가격이 한채당 1억 후반~2억 초반대에 그치고 있다. 중저가 전세 물량이 많은 지역에서는 가격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고, 수요층도 제한적이다.
반면 신축·대단지·인기 학군·교통 호재 등을 갖춘 지역의 경우 높은 가격에도 수요가 유지되면서 전세가격이 상승하는 구조가 나타난다. 결국 동일 '수도권 전세시장'이라도 실제로는 완전히 다른 시장이 공존하는 것이다.
공급 여건도 이런 격차를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경기·인천 입주 예정 물량은 8만177가구로 추정된다. 오는 2027년에는 10만가구를 넘길 것으로 분석되지만, 여전히 최근 5년 평균(13만7263가구)에는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절대적 공급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수요가 꾸준한 지역은 전세가격 상승 압력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공급 부족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인기지역은 제한된 공급과 높은 수요가 맞물리며 고가 아파트 중심으로 오름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라며 "반면 수요 기반이 약한 지역은 공급이 늘더라도 가격 방어력이 크지 않을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결국 지금 수도권 전세시장은 평균 수치만으로 읽기 어려운 국면에 들어섰다. '평균 전셋값 상승' 뒤에는 고가 신축과 인기지역 중심 강세가 자리하고 있는 한편 중위가격 정체는 다수 중저가 지역이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나아가 전세시장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향후에도 쉽게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수요는 선호지역에 집중되고, 공급이 과거 평균에 미치지 않는 상황이 이어진다면 지역 간 전세 격차는 더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수요자 입장에서는 단순 평균 가격만 판단하지 않고, 해당 지역 수급 구조와 가격 흐름을 더 세밀하게 살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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