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고금리의 파고와 양극화의 그늘이 짙어지는 가운데, 서민금융의 방향을 다시 설계할 ‘현장형 인물’이 돌아왔다. 6일 사단법인 서민금융연구원은 연구원 설립을 주도했던 조성목 초대 원장이 제4대 원장으로 공식 취임했다고 밝혔다.
2017년 연구원을 설립한 이후 다시 지휘봉을 잡은 조 원장의 일성은 분명했다. 그는 “통계 속 숫자가 아니라, 그 뒤에 숨겨진 서민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연구원이 되겠다”고 밝혔다.
◇ 서민금융 ‘사후 구제 아닌 사전 예방’으로 선회
이번 복귀의 핵심은 방향 전환이다. 조 원장은 취임사를 통해 ‘사후 구제’ 중심이었던 기존 서민금융 체계를 ‘사전 예방’ 중심으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빚을 진 이후 지원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부채 진입 이전-부채 진행 단계-위기 이후 재기’까지 전 과정을 포괄하는 ‘전방위 토털 보호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그는 세 가지 축을 제시했다. △보이스피싱·금융사기로부터 자산을 지키는 ‘금융 파수꾼’ △일시적 위기가 생계 붕괴로 이어지지 않도록 돕는 ‘성장 사다리’ △금융권 ESG와 연계한 ‘재활 생태계’ 구축이다. 기존의 단편적 지원을 넘어, 예방과 회복을 동시에 설계하는 구조로 서민금융의 역할을 재정의하겠다는 의미다.
◇ ‘포청천’에서 ‘예방 설계자’로…현장이 만든 정책 철학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조 원장의 이력이 자리하고 있다. 그는 한국은행을 시작으로 옛 은행감독원(금융감독원 전신)과 신용관리기금, 금융감독원 선임국장까지 거치며 금융 취약계층의 피해를 가장 가까이에서 목격해온 인물이다.
특히 2000년대 초 사채 피해 신고센터 근무 당시부터 불법 사금융과 금융사기 피해자들을 직접 접하며, 사후 대응만으로는 피해를 막을 수 없다는 한계를 체감했다.

금융감독원 재직 시절에는 저축은행 부실 가능성을 인지하고 대응에 나서며 ‘금감원 포청천’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저축은행 사태 당시에는 100여 개에 이르는 구조조정을 이끌며 위기 대응의 최전선에 섰다.
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폐쇄된 저축은행 앞에서 울부짖던 예금자들을 보며 가슴이 무너졌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경험은 결국 ‘빚 이후가 아닌, 빚 이전을 막아야 한다’는 문제의식으로 이어졌고, 이번 취임과 함께 사전 예방 중심의 정책 전환으로 구체화됐다는 평가다.
◇ “가장 낮은 곳의 목소리를 가장 전문적으로”…금융권 협력 강조
조 원장은 이번 복귀를 단순한 복귀가 아닌, 서민금융 체계 전환의 출발점으로 규정했다. 또 금융권 역시 단순한 지원 주체를 넘어, ESG 기반의 서민금융 생태계 구축에 참여해야 한다는 점도 시사했다.
조 원장은 “서민금융의 위기는 한 기관의 힘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며 “가장 낮은 곳의 작은 목소리를 가장 전문적인 언어로 대변할 때 변화가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조 원장의 귀환이 위축된 서민금융 영역에 정책적 방향성을 제시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단순한 지원 확대를 넘어, 예방·관리·재기의 전 과정을 설계하는 구조적 접근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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