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스피드도 170km 나오고, 컨트롤도 좋으면 그게 제일 좋지.”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강타자 출신 이대호(44)는 고교 시절엔 투수로도 활약했다. 경남고 에이스로 이름을 꽤 날렸다. 투타를 오가다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한 뒤 타격에만 집중해 레전드가 됐다. 그래서 그런지 해설을 할 때 타자, 투수에 대한 시선에 균형이 잡혀 있다.

이대호는 WBC를 현장 중계하고 나서 한국야구의 투수력 문제를 언급할 때, 다시 한번 스피드보다 제구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시대에 뒤떨어진 발언이라고 평가했다. 구속혁명 시대에 제구만으로 먹고 살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야구도 더 이상 이를 간과할 수 없다.
이대호는 2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이대호[RE:DAEHO]’를 통해 자신의 소신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동석한 석지형 코치, 일본 경제대학 김무영 수석코치도 이대호와 같은 의견을 드러냈다. 특히 아마추어 레벨에서 스피드 업보다 정확한 제구와 보강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대호는 우선 오해를 바로잡았다. “당연히 제구와 스피드를 겸비하면 좋지. 스피드도 170km 나오고 컨트롤도 너무 좋으면 그게 제일 좋지. 그게 안 되니까 둘 중 선택을 하라고 하면 제구를 잡아야 어떻게든 살아남을 수 있다는 거죠”라고 했다.
한국야구가 국제대회서 살아남으려면 사실 양자택일을 해서도 안 된다. 무조건 스피드와 제구, 커맨드를 모두 잡아야 한다. 그런 엘리트 투수들을 키우지 못하면 미래가 없다고 봐야 한다. 단, 현실적으로 모든 투수가 그렇게 될 수 없는 만큼, 국가대표급 엘리트가 아니라면 스피드보다 제구에 중점을 두는 건 지극히 현실적이다.
이대호는 “제구가 안 되면 빠른 공을 갖고 있어도 쓸 수가 없다. 스트라이크가 들어가야 경기가 되니까”라고 했다. 김무영 코치도 “무조건 제구다. 스피드가 아무리 빨라도 제구가 안 되면 타자들이 안 치는데 뭘. 그냥 볼넷이잖아요”라고 했다.
결국 아마추어에서 체계적인 투수 육성이 중요하다. 김무영 코치, 석지형 코치는 기본적으로 유연성, 가동성, 순발력 훈련을 통해 구속 향상이 가능하다고 했다. 대신 초등학생들부터 스피드에 혈안이 돼 있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대호는 뼈가 자라는 중학생까지는 전력투구가 아닌 올바른 투구자세와 밸런스, 보강훈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무영 코치, 석지형 코치는 어느 정도 연차가 쌓인 투수가 스피드보다 제구력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는 게 더욱 어려운 것 같다고 했다. 물론 이대호는 제구력도 노력으로 잡을 수 있다고 했지만, 그런 투수가 많지 않다고 인정했다. 그만큼 육성 과정에서 어렸을 때부터 제구력을 갖춘 투수를 잘 키우는 게 중요하다는 결론으로 이어졌다.
이대호는 “나는 컨트롤이 좋은 투수였다. 150km까지 던지고 싶었는데 145~146km에서 안 올라갔다. 스피드 빠른 친구들이 컨트롤이 없다고 한다면, 배팅볼을 좀 많이 던지라고 말하고 싶다. 타자가 서 있을 때 던지는 게 정말 많이 도움이 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대호는 “타자한테 공을 던져봐야 한다. 타자가 서 있을 때와 포수가 앉아있을 때와는 다르다. 나도 하루에 배팅볼 2~300개씩 던졌다. 던지다 보니까 손에 감각도 생기고 컨트롤이 좋아졌다. 감독님이 투수를 해보라고 해서 팀의 에이스도 됐고 롯데에 지명됐다”라고 했다. 아마추어 투수들이 참고해 볼만한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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