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더 비싸졌지?”…‘칩플레이션’에 스마트폰 출고가 역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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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신형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 폴드7 및 플립7 공개 첫 날인 10일 서울 서초구 삼성 강남점에서 소비자들이 스마트폰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마이데일리 = 박성규 기자] ‘출시 후 시간이 지나면 떨어진다’는 스마트폰 가격 공식이 깨졌다. 반도체 가격 급등과 환율 상승 악재로 제조사들이 더 이상 원가 부담을 흡수하기 어려운 구조에 들어서면서 출시 후 수개월이 지난 모델 가격이 뛰고 있다.

2일 IT(정보 기술)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일부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출고가를 인상했다. ‘갤럭시 S25 엣지’, ‘갤럭시 Z 폴드7’, ‘갤럭시 Z 플립7’ 등 고용량 모델 중심으로 가격이 약 9만원에서 최대 20만원 가까이 올랐다. 출시된 지 수개월 지난 모델 가격이 다시 오르는 것은 이례적인 사례다.

대표적으로 ‘갤럭시 S25 엣지’ 512GB 모델은 163만9000원에서 174만9000원으로 11만원 인상됐다. ‘갤럭시 Z 폴드7’ 1TB 모델도 293만3700원에서 312만7300원으로 19만3600원 상승했다. 다만 수요가 가장 많은 256GB 기본 모델은 인상 대상에서 제외됐다.

가격 인상의 직접적인 원인은 반도체다. 2026년 1분기 범용 D램 가격은 전 분기 대비 최대 95% 상승했고, 낸드플래시 가격도 55~60% 올랐다. 스마트폰 원가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기존 약 10% 수준에서 최근 20% 이상으로 확대됐다.

배경에는 AI 수요가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고용량 메모리를 대량 확보하면서 범용 메모리 공급이 줄었다. 반도체 업체들도 수익성이 높은 AI용 제품 생산에 집중하면서 스마트폰용 메모리 가격이 급등했다.

삼성전자가 초슬림 스마트폰 갤럭시 S25 엣지를 국내에 출시한 23일 서울 마포구 삼성스토어 홍대에서 시민들이 갤럭시 S25 엣지를 살펴보고 있다. 갤럭시 S25 엣지는 역대 갤럭시 S시리즈 중 가장 얇은 디자인에도 견고한 내구성을 갖춘 게 특징이다. 5.8㎜ 두께와 163g 무게로 초슬림·초경량 디자인을 구현했다. /뉴시스

환율 상승도 부담을 키웠다. 스마트폰 부품 상당수가 달러로 거래되는 구조에서 원화 약세는 곧바로 제조원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가격 인상 없이 수익성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에 들어섰다는 평가다.

이 같은 흐름은 스마트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태블릿, PC, 콘솔 게임기 등 주요 IT 기기 전반에서 이미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특정 국가의 환율 영향이 컸다면 현재는 ‘반도체 원가 상승’이라는 글로벌 공통 요인이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가격 상승 흐름은 앞으로 더 뚜렷해질 가능성이 크다. 고용량 모델과 폴더블 제품 중심으로 가격 부담이 확대되면서 스마트폰 시장이 ‘초프리미엄’과 일반형으로 분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에선 애플의 폴더블 아이폰이 400만원 이상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결국 소비자 체감 가격은 더 올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메모리 공급 부족과 AI 수요 집중 현상이 최소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기다리면 싸지는 시장이 아니라, 원가가 오르면 제품 가격도 함께 오르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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