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 가격 최대 20%↑…중동 사태에 공급망 '비상'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중동 지역 긴장 장기화로 촉발된 원자재 가격 급등이 의료 현장 전반으로 확산되며 수급 불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부 의료기기 가격 인상에 이어 생산 차질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의료 시스템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1일 의료계 및 업계에 따르면 일부 의료기기 업체들은 일회용 주사기와 주삿바늘 가격을 최대 20% 인상한다고 의료기관에 공지했다. 업체들은 중동 사태로 인한 석유계 원자재 가격 급등과 공급 불안정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며, 향후 두 달간 전 품목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일회용 주사기와 바늘은 원유에서 추출된 나프타 기반 합성수지로 생산되는 만큼 원자재 가격 변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문제는 건강보험 수가 체계에서 주사 행위 가격이 일정 수준으로 고정돼 있어, 가격 인상분을 의료기관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는 점이다. 일부 비급여 항목의 경우 환자 부담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장에서는 이미 선제적 대응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일부 병·의원은 공급 차질을 우려해 수개월치 물량을 확보하려는 '선주문'에 나섰지만, 구매 수량 제한으로 충분한 재고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사기뿐 아니라 수술용 장갑, 수액팩, 영양 튜브, 약 포장재 등 플라스틱 기반 의료 소모품 전반으로 불안이 확산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가격 인상을 넘어 생산 차질 가능성까지 우려하고 있다. 원자재 수급 불균형이 심화될 경우 공장 가동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재가동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공급망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일부 공급업체는 멸균 포장재와 주사기 가격을 큰 폭으로 인상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의료기기 특성상 일부 품목은 급여 가격이 정해져 있어 수익성이 악화될 경우 업체가 생산을 포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지난해 의료기기 생산·수입 중단 보고가 월평균 9건 이상 발생한 점을 고려하면, 원자재 수급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공급 차질은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보건복지부는 '비상경제대응 민생복지반'을 가동하고 관계부처 합동 점검 회의를 열어 의약품·의료기기 수급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매점매석과 사재기 등 유통 과정의 불법 행위에 대한 단속도 강화할 방침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필요시 약 포장재 등 원료 변경에 따른 허가 절차를 신속히 지원하기로 했다.

아울러 정부는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약사회 등과 긴급 협의를 통해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다. 업계와도 협의를 이어가며 원자재 확보와 가격 안정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나, 최근 확보한 나프타 물량이 실제 생산 현장까지 원활히 공급될지는 불확실하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재고는 단기간 버틸 수 있는 수준이지만, 중동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의료기기 공급 차질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추가 원자재 확보와 구조적 대응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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