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 밀리는 증권사 RA, 역할 커지는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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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 도입으로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기초 업무가 자동화되면서, 일부 애널리스트는 자리를 잃고 있다./AI 이미지

[마이데일리 = 이보라 기자]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자본시장 전반에 확산하면서 증권사 리서치센터 내 리서치어시스턴트(RA)와 애널리스트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기초 업무의 자동화로 RA가 감소하는 가운데 애널리스트들은 심화 분석과 리포트 작성 등 전문적 역할에 집중하며 증권사 전략의 중심으로 부각하고 있다.

29일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국내 62개 증권사에 소속된 금융투자분석사의 수는 1065명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월(1083명) 대비 18명 감소했다. 당장 보이는 수치상 변화는 미미해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조직 내부 체질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리서치센터 명칭을 ‘AI 리서치센터’로 변경하며 조직 구조에도 변화를 줬다. 리서치센터 내 2~3년차 리서치어시스턴트(RA) 6명은 연내 애널리스트로 승격될 방침이다. 기존 RA가 맡던 뉴스 정리와 데이터 집계 등 단순 업무는 AI가 수행한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1년차 RA도 가능한 빠르게 애널리스트로 승격할 계획”이라며 “RA들이 수행하던 업무는 AI와 내부 엔지니어링으로 대체하고, 애널리스트는 심화 분석과 리포트 작성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부에서는 이미 AI를 활용한 업무 효율화가 확산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이 뉴스 정리나 데이터 분석을 AI로 자동화하는 시도가 자연스럽게 자리 잡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적 요약, 뉴스 클리핑, 리포트 초안 작성 등 리서치센터의 기초 업무 일부가 생성형 AI로 대체되면서, RA 채용도 예전보다 줄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예전에는 RA를 반드시 배치했지만, 요즘은 생성형 AI를 활용해 자료를 정리하기 때문에 꼭 필요하지 않다”며 “리서치 발간 업무뿐 아니라 고객사(운용사) 요청 자료도 많았으나 최근에는 감소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RA 경험 없이는 애널리스트로 데뷔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사각지대였던 스몰캡과 코스닥 리서치 강화에 나서는 증권사 움직임도 활발하다. 지난달 IBK투자증권은 ‘코스닥 리서치센터’를 출범했다. 코스닥 상장기업 분석 보고서를 연내 35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하나증권도 같은 달 스몰캡을 담당하는 ‘미래산업팀’을 정식 출범시키고, 애널리스트를 배치했다.

최근 증권사들의 발행어음·종합투자계좌(IMA) 인가가 잇따르면서 크레디트 리서치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한화투자증권은 ‘정부가 키우는 니치마켓’ 보고서를 내고 크레디트 시장 분석을 재개했다. 2024년 초이후 크레디트 보고서 발간은 한동안 중단된 바 있다.

하나증권은 지난달 리테일 고객 전담 ‘리서치채널전략팀’을 신설했다. 기관 중심 분석을 자산관리(WM) 영역으로 확장하려는 의도다.

AI 도입으로 일부 RA와 애널리스트의 업무는 자동화되지만, 남은 인력은 심화 분석과 전문 리서치, 특히 스몰캡·코스닥 영역에서의 역할을 강화하며 증권사 전략 리서치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리서치 자리 자체는 줄었으나 리포트의 완성도를 둘러싼 질적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모양새”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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