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갑 국민연금, 금융사 ‘보수·정관’에 칼날

마이데일리
5일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뉴시스

[마이데일리 = 이보라 기자] 금융사들이 ‘슈퍼 주총위크’를 맞은 가운데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이 일부 안건에 대해 선별적으로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KB·신한·BNK·iM·JB금융지주와 카카오뱅크, 기업은행 등 7개 금융사가 주주총회를 연다. 한국금융지주와 메리츠금융지주, NH·키움·유안타증권 등도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번 주총에서는 대표이사 연임, 이사 보수한도, 정관 변경 등을 다루고 있다. 국민연금은 이 가운데 일부 금융사의 보수 적정성과 일부 경영진 선임 안건에 대해 반대 의견을 냈다.

우선 신한금융지주 주총에서는 진옥동 회장의 연임 안건에 대해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은 기업가치 훼손 또는 주주권익 침해 이력을 반대 사유로 제시했으며, 이는 2021년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금융당국으로부터 ‘주의적 경고’를 받은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KB금융지주와 iM금융지주에서는 이사 보수한도를 둘러싼 견제도 이어졌다. KB금융은 보수한도를 30억 원으로 유지하고, iM금융지주는 23억원에서 29억원으로 상향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이에 대해 국민연금은 두 안건 모두 경영성과 대비 보수 수준이 과도하다고 판단해 반대했다.

정관 변경 안건에 대한 반대도 포함됐다. 카카오뱅크는 사외이사(독립이사) 연임 시 임기를 1년에서 2년으로 늘리는 안건을 상정했으나, 국민연금은 관련 의결권 행사 기준에 따라 반대표를 행사했다. 정당한 사유 없이 사외이사 임기를 변경하는 안건에 반대하도록 한 규정이 적용된 것이다.

증권사 주총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이어졌다. 미래에셋증권 주총에서는 김미섭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비롯해 자사주 소각 의무 조항 신설을 포함한 정관 변경, 이사 보수한도 승인 안건 등에 대해 반대 의결권이 행사됐다. 김 부회장은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 시절 공정거래위원회 제재를 받은 이력이 있다.

대신증권 주총에서도 양홍석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과 보수한도 승인, 자사주 보유 및 처분 계획 승인 안건 등에 반대가 이어졌다. 양 부회장은 라임·옵티머스 사태 당시 금융당국으로부터 경징계를 받은 바 있다.

NH투자증권 주총 안건 중에선 제3자 배정 신주 발행 한도를 30%에서 50%로 확대하는 정관 개정안에 반대했다.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키움증권에서도 사외이사 임기 변경을 포함한 정관 변경과 이사 보수한도 승인 안건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각 금융사에서 보유한 국민연금 지분율이 크지 않아 주요 안건은 대체로 무난히 통과됐다. 다만 시장에서 갖는 상징성이 큰 만큼, 반대 의결권 행사 자체가 주총 분위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연금은 소액주주의 판단에 도움을 주기 위해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방침이다. 의결권 행사 방향의 사전 공개 대상도 ‘지분 10% 이상 보유 기업’에서 ‘5% 이상 보유 기업’으로 넓혔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상법 개정 취지를 반영해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것”이라며 “주주가치 제고 및 기금 수익성 증대를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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