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정규 5집 '아리랑(ARIRANG)' 발매 기념 무료 공연이 열린 지난 21일, 서울 광화문 일대 상권은 '보랏빛 특수'와 '재고 비상'이라는 상반된 풍경을 동시에 드러냈다.
공연 당일 매출은 폭증했지만, 수요 예측이 빗나가면서 다음 날까지 재고 부담이 이어지는 '엇갈린 성적표'가 나왔다.
◆"건전지 사고 앨범 사고"…숫자로 확인된 BTS 효과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공연 당일 광화문 인근 편의점 매출은 전주·전월 대비 기준으로 최대 7배 수준까지 증가했다.

세븐일레븐은 공연장 인근 주요 5개 점포 매출이 전월 동요일 대비 7배 증가했다고 밝혔으며, CU 역시 공연장과 인접한 점포 3곳 매출이 전주 대비 547.8% 급증했다. GS25도 같은 기간 매출이 233.1%, 객수가 181.2% 늘었다고 전했다.
소비 패턴 역시 공연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했다.
응원봉에 사용되는 건전지와 보조배터리, 핫팩 등 '현장 필수템'이 폭발적인 판매 증가세를 보였다. GS25 기준 건전지 매출은 3500% 이상 급증하며 30배 넘는 증가율을 기록했고, 핫팩(5698.8%), 보조배터리(2016.9%)도 큰 폭으로 뛰었다.
CU에서는 매출 상위 상품 1~4위를 BTS 앨범이 차지하는 등 팬덤 중심 소비가 두드러졌다.
◆"다 팔릴 줄 알았는데"…다음 날까지 '재고 99+'
하지만 매출 급증 이면에는 점주들의 부담도 적지 않았다.
당초 경찰 등은 약 26만명의 인파를 예상했지만, 실제 방문객은 서울시 추산 4만6000~4만8000명, 주최 측 추산 약 10만명 수준에 그치며 기대치에 크게 못 미쳤다.
이에 따라 편의점들은 평소 대비 최대 10배 이상 물량을 확보했지만, 상당량이 소진되지 못하고 남았다.
공연 다음 날에도 재고 부담은 이어졌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22일 오후 8시 기준 '포켓CU'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확인한 결과, 광화문 인근 일부 점포에서는 '겟모닝 통스팸꼬마김밥' 등 간편식 재고가 앱 표시 한계치인 '99+'로 나타났다. '참치김밥' 등 주요 상품 역시 90개 이상 재고가 남아 있는 모습이 확인됐다.
통상 주말 저녁 시간대 간편식 재고가 한 자릿수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상황이다.
일부 점포에서는 유통기한이 짧은 상품 특성상 '1+1'이나 '랜덤 증정' 등 자체 할인 판매에 나서며 재고 소진에 나서기도 했다. 한 점포 관계자는 "수십만 명 인파를 예상하고 발주를 크게 늘렸지만, 보행 통제와 인파 분산 영향으로 기대만큼 판매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편의점 업계 "절대량 커 보일 뿐"…폐기 부담은 본사가 분담
다만 업계는 이번 사례를 단순한 '재고 과잉'으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BGF리테일(282330)에 따르면 편의점은 통상 기회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체 상품의 약 5~10% 수준 폐기율을 감안한 발주 구조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번 역시 평소보다 발주량이 크게 늘어난 만큼 절대적인 재고 규모가 커 보이는 측면이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현장에서는 판매율이 높은 점포로 상품을 이동시키는 '점간 이동'을 통해 재고를 빠르게 소진하고 있어, 폐기 규모가 통상적인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아울러 편의점 업계는 가맹본부의 폐기 지원 제도를 통해 점주의 부담을 분담하고 있으며, 이번과 같은 특수 상황에서는 별도의 추가 지원도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이례적인 대규모 행사로 수요 예측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점포 간 재고 재배치와 본사 지원을 통해 폐기 부담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GS리테일(007070) 측도 유사한 입장을 내놨다. GS리테일 관계자는 "금속 탐지 검사 이후 재입장이 어려운 구조와 동선 통제, 지하철 무정차 등으로 일부 상권에서는 유동 인구가 제한되면서 2~3블럭 떨어진 점포의 경우 준비한 물량이 모두 소진되지 않은 사례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가맹점과 사전 협의를 통해 폐기 지원을 진행하고 있으며, 일부 잔여 상품은 수요가 있는 점포로 이동시켜 재고를 소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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