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애, 입양체계 개편 촉구한 이유

시사위크
김미애 의원은 20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입양 제도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공적 입양체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사진은 김미애 의원이 지난달 28일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김미애 의원은 20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입양 제도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공적 입양체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사진은 김미애 의원이 지난달 28일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시사위크=김윤혁 기자  이재명 정부의 ‘입양 정책’이 도마 위에 올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시행 8개월이 지난 지금 (이재명 정부의) ‘공적 입양체계’는 완전히 실패했다”며 정부에 제도 개편을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입양정상화추진부모연대(입추연) 등 입양 관련 단체들은 “공적 입양체계 전환 이후 행정 지연으로 아동이 ‘가정에서 자랄 권리’를 침해받았다”며 보건복지부와 아동권리보장원을 대상으로 국민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한 상태다. 이에 보건복지부가 즉각 개선방안을 내놨지만, 입양단체 측에선 ‘핵심이 빠져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 “입양 지연 심각한 상황”

김미애 의원은 20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입양 제도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공적 입양체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공적 입양체계’란 민간 입양기관이 수행했던 입양 절차 전반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책임지고 관리하겠다는 이재명 정부의 아동정책이다. 기존 체계에서는 민간기관이 보호대상 아동 보호·예비 양부모 결연·입양 사후관리 등을 담당했는데, 지난해 7월 19일 ‘공적 입양체계’ 시행 이후부터는 이 모든 과정을 공적 주체가 도맡고 있다.

김 의원은 정부의 미흡한 정책 추진과 그로 인한 현장의 혼란 탓에 ‘입양 지연’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적 입양체계 시행 후) 지금까지 단 한 명의 아이도 부모님 품에 안기지 못했다”며 “국가가 손놓은 기간 동안 시설에서 부모를 기다리는 아이들은 나이를 먹어 연장아가 되고, 입양 부모와 애착관계 형성에 애를 먹게 돼 결국 입양은 어려워진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이도 기다리고 부모도 기다리는데 국가만 멈춰 서있다”며 “어른들의 잘못으로 아이들의 인생을 망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입추연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2026년 3월 기준 입양 대기 아동은 276명, 입양을 신청한 예비 양부모 가정은 585 곳이다.

김 의원은 또 “이재명 정부는 아동 수출국 대신 시설 양육국을 선택한 거냐”라며 “시설에 아이들을 방치하는 게 해외 입양 제로(0) 정책이 돼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는 “대한민국은 한때 ‘아동 수출국’이라는 부끄러운 오명을 썼다”며 해외 입양의 단계적 중단을 추진한 이재명 대통령의 행보를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아울러 “왜 아이들이 피해를 보아야 하냐. 아이들이 무슨 잘못을 했냐”며 “말 못하는 아이들의 일이라서 이토록 잔인하게 대하는 거냐”라고 질타했다. 이 대목에서 김 의원은 감정이 북받치는 듯 울먹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끝으로 “(개편은) 선택이 아니라 당장 이행해야 할 국가의 책무”라며 책임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입양정상화추진부모연대 유보연 대표는 “보건복지부의 개선방안에는 교육 횟수와 심의 등을 늘리겠다는 이야기만 있지, 이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운영하겠다는 내용은 빠져있다”고 꼬집었다. 사진은 입추연 등 입양단체들이 19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입양 지연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모습. / 입양정상화추진부모연대
입양정상화추진부모연대 유보연 대표는 “보건복지부의 개선방안에는 교육 횟수와 심의 등을 늘리겠다는 이야기만 있지, 이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운영하겠다는 내용은 빠져있다”고 꼬집었다. 사진은 입추연 등 입양단체들이 19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입양 지연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모습. / 입양정상화추진부모연대

◇ ‘입양절차 개선방안’에 입양단체 “구체적 운영 내용 없어“

이 같은 김 의원의 발언은 전날(19일) 입추연 등 입양단체들이 인권위에 관련 진정을 제기한데 따른 후속 대응으로 보인다. 입추연은 “공적 입양체계 전환 이후 행정 해태와 준비가 부족했다”며 “정부가 야심차게 나선 공적 입양체계 시스템 부족의 피해는 고스란히 입양대기 아동에게 전가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동권리보장원은 곧장 해명에 나섰다. 현재 입양절차 단축을 위해 온라인 기반 입양 신청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으며, 모든 절차가 아동의 안전과 권익 보호라는 원치 아래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결연 아동이 0명’이라는 지적에 대해 “결연이 이루어진 아동들은 현재 가정법원의 입양 허가 절차가 진행 중”이라며 “제도 전환 전에도 가정환경조사부터 입양 완료까지 평균 551일이 소요됐다”고 말했다. 아동의 안전성과 적합성을 담보하기 위해 입양의 전 과정이 단기간에 이뤄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도 19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입양절차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자료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오는 4월부터 입양신청 절차를 기존 등기우편→온라인 신청 방식으로 개선 △입양 절차 진행 상황 온라인 확인 시스템 구축 △예비 양부모 대상 입양 기본 교육을 한시적으로 매월 2회→매주 1회로 확대 △국내입양분과위원회 운영 월 1회→2회로 확대 △가정환경조사 조사방법 효율화 및 인력 조정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입양단체 측에서는 보건복지부의 개선안에 “핵심이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입추연 유보연 대표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보건복지부의 개선방안에는 교육 횟수와 심의 등을 늘리겠다는 이야기만 있지, 이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운영하겠다는 내용은 빠져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보건복지부 개선안 내용 외에도 결연과 자격 심의 단계에서의 병목 해결, 결연 이후 행정 지연 문제 등 해결해야 될 문제가 많다”며 “핵심이 빠진 개선안”이라고 평가했다. 또 “민간기관이 입양 절차를 담당할 때와 달리 지금은 모든 절차의 주체가 분절돼 있는 상황이라 자기들 잘못은 없고 누구 탓, 누구 탓만 하는 느낌”이라고도 덧붙였다.

향후 계획에 대해 “어쨌든 아이를 안정된 가정에서 자라게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 사항”이라며 “보건복지부가 관계기관 간 실무협의체를 구축하겠다고 했는데 거기에 입추연 등 입양단체들도 참여하면 좋을 것 같다. 상설협의체를 마련해 정부와 입양단체가 함께 입양 및 후속 양육과 관련한 계획을 논의하길 희망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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