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웅의 이혼이야기] 양육비 산정기준표만 믿으면 안 됩니다 – 실제 재판에서 달라지는 이유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이혼이나 별거 이후 가장 현실적인 갈등 가운데 하나는 결국 양육비다. 그런데 상담을 해보면 많은 이들이 비슷한 말을 한다. "양육비 산정기준표대로만 계산하면 되는 것 아닌가요?" 물론 양육비 산정기준표는 실무에서 중요한 출발점이다. 

부모의 합산소득과 자녀의 나이를 기준으로 대략적인 금액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재판은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기준표만 보고 양육비가 자동으로 정해진다고 생각하면, 정작 중요한 쟁점을 놓치기 쉽다.

양육비는 단순히 표에 숫자를 대입해 산출하는 문제가 아니다. 자녀가 실제로 어떤 생활을 하고 있는지, 교육비와 의료비 지출이 어느 정도인지, 부모 각자의 현재 소득과 재산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실질적으로 누가 더 많은 돌봄을 맡고 있는지까지 함께 보아야 한다. 같은 기준표를 놓고도 어떤 사건에서는 금액이 그대로 유지되고, 어떤 사건에서는 달라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기준표는 어디까지나 기준일 뿐, 재판의 결론을 기계적으로 대신해 주는 답안지는 아니다.

사례를 보자.

고양시 일산에 거주하던 A씨는 이혼을 결심한 뒤 자녀를 데리고 파주시 친정으로 거처를 옮겨 별거를 시작했고, 남편은 김포시 본가로 들어가 생활하였다. 이후 A씨는 미성년 자녀를 사실상 홀로 양육하게 되면서 양육비를 협의로 정했다. 당시에는 서로의 소득과 생활수준을 감안하면 무난한 액수라고 여겼지만, 몇 년이 지나자 사정은 크게 달라졌다. 자녀가 성장하면서 학원비와 식비, 의료비 지출이 늘었고, A씨 혼자 감당해야 하는 실제 양육비 부담도 눈에 띄게 커졌다. 반면 남편은 소득이 뚜렷하게 증가했음에도 "이미 기준표대로 정한 것 아니냐"는 말만 반복했다.

하지만 이런 사건에서 법원이 보는 것은 종이 위 숫자 하나가 아니다. 자녀의 나이와 성장 정도, 현재의 교육환경, 추가 치료나 돌봄의 필요성, 부모 각자의 소득과 재산 변화, 실제 양육의 분담 정도까지 함께 살핀다. 결국 양육비 분쟁의 핵심은 "기준표상 얼마냐"에만 있지 않다. 지금 이 아이에게 실제로 필요한 비용이 얼마인지, 그리고 그 부담을 부모가 어떤 비율로 나누는 것이 타당한지가 더 중요하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기준표 숫자만 붙들고 다투는 일이 아니다. 자녀의 나이와 생활환경, 교육비와 의료비 지출, 부모의 현재 소득자료, 실제 양육의 부담 정도를 함께 정리해 법원에 보여주는 일이 더 중요하다. 기준표를 보고 막연히 많다 적다를 다투는 것과, 왜 지금 금액이 아이에게 부족하거나 상대방에게 과중한지를 구체적인 자료로 설명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변호사의 역할도 바로 이 지점에서 커진다. 양육비 사건은 단순히 숫자를 계산하는 절차가 아니다. 서류 한 장 뒤에 있는 실제 생활을 법원이 이해할 수 있게 정리하는 작업이 중요하다. 결국 양육비 분쟁은 단순한 계산 문제가 아니라 자녀의 현실과 부모의 부담능력을 입증하는 문제인 만큼, 실제 재판 기준에 맞는 대응을 위해서는 이혼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것을 추천한다.

양육비 산정기준표는 분명 유용하다. 기준 없이 감정만 앞서는 분쟁을 줄여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그러나 아이의 삶은 표 안에 완전히 들어가지 않는다. 같은 나이의 아이여도 누구는 치료가 필요하고, 누구는 교육비 부담이 크며, 누구는 한쪽 부모의 돌봄에 거의 전적으로 기대어 살아간다. 그래서 양육비는 단순히 숫자를 맞추는 계산의 문제가 아니다. 

결국 자녀의 생활을 누가, 어떤 현실 속에서, 얼마만큼 책임질 것인가의 문제다. 기준표는 반드시 보아야 한다. 하지만 거기서 멈추면 안 된다. 종이 위 숫자는 깔끔하지만, 아이를 키우는 현실은 늘 그보다 복잡하다. 진짜 재판은 표 안에서 끝나지 않는다. 오히려 표의 바깥, 아이가 실제로 살아가는 생활 속에서부터 시작된다. 양육비는 계산기로 두드려 끝낼 돈이 아니라, 아이의 오늘을 버티게 하고 내일을 지키게 하는 돈이기 때문이다.

김광웅 변호사(이혼전문) / 제47회 사법시험 합격 / 사법연수원 제37기 수료/ 세무사 / 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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