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박설민 기자 글로벌 AI반도체기업 ‘엔비디아(NVIDIA)’가 개최한 개발자 컨퍼런스 ‘GTC 2026’ 현장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국내 최대 반도체 기업들이 모였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 제품을 공개하고, SK하이닉스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직접 참석하는 등 양사의 불꽃 튀는 ‘반도체 경쟁’이 눈길을 끌었다.
◇ 삼성전자 ‘HBM4E’ 최초 공개… SK하이닉스는 최태원 회장 직접 등판
먼저 삼성전자는 16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GTC 2026 현장에서 차세대 HBM모델을 최초 공개했다. GTC 행사장에 마련된 전시 부스 ‘HBM4 Hero Wall’에서 삼성전자는 ‘HBM4E’ 실물 모델과 ‘베라루빈(Vera Rubin) 플랫폼’ 구현이 가능한 메모리 토털 솔루션을 전시했다.
GTC 행사장 참석자들의 시선이 집중된 것은 단연 HBM4E 모델이다. HBM4E는 차세대 HBM모델인 HBM4의 확장형이다. 더 높은 대역폭과 메모리 용량, 낮은 전력 소모를 목표로 하는 AI전용 메모리 반도체다.
현재 삼성전자는 HBM4 시장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기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12일 삼성전자는 HBM4 최선단 공정 1c D램(10나노급 6세대)을 선제적으로 도입, 양산을 시작했다.
이번 HBM4E 선공개 역시 경쟁사인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글로벌 HBM 최대 고객사이자 AI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엔비디아의 행사인 GTC에서 차세대 모델을 공개한 것은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다만 아직까지 글로벌 HBM시장의 주도권 자체는 SK하이닉스가 쥐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는 HBM4 및 HBM4E의 안정적 양산 수율 확보가 결정적인 숙제가 될 전망이다. 실제로 글로벌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HBM4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54%, 삼성전자가 28%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HBM시장에서 선두를 달리는 SK하이닉스도 여유를 부리진 않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16일 직접 GTC 2026 현장을 찾았다. 공식적인 이유는 ‘글로벌 AI생태계에서 SK하이닉스의 협력 관계 강화’다. 하지만 엔비디아와의 HBM4 공급 협력을 더욱 견고히 하겠다는 목적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실제로 최태원 회장은 GTC 2026 행사장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함께 SK하이닉스 전시부스를 방문했다. 이곳에서 엔비디아의 차세대 AI가속기 베라 루빈에 탑재되는 SK하이닉스의 HBM4모델, 신형 D램 모듈 ‘SOCAMM2’을 선보였다. 쉽게 말해 미래 핵심 고객과 자신의 가게에 동행해, 주력 제품을 소개한 것이다.
이 같은 최태원 회장의 ‘동행 비즈니스’는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젠슨 황 CEO는 SK하이닉스 부스에 전시된 베라 루빈 모델에 ‘JENSEN ♡ SK HYNIX’ 사인을 남기기도 했다. 다만 언제나 ‘팬서비스’가 좋은 것으로 잘 알려진 젠슨 황 CEO인 만큼, 향후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사이의 HBM4 계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좀 더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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