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이의리(24, KIA 타이가즈)가 사사구가 단 1개도 없었다.
이의리는 2025시즌을 마치고 작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후반기 개막전서 토미 존 수술과 재활을 마치고 복귀해 재활 시즌을 보냈다. 그럼에도 10경기서 1승4패 평균자책점 7.94는 용납할 수 없었다. 시즌을 마치고 데뷔 후 처음으로 마무리훈련에 참가했다.

투구자세를 바꿨다. 세트포지션에서 글러브를 놓는 위치를 약간 높였다. 킥의 높이도 낮췄다. 폼을 컴팩트하게 가다듬었다. 구위, 스피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지난 2월 아마미오시마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그 역시 잘 모르겠다고 했다.
그 정도로 제구력을 잡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더 이상 ‘이의리 챌린지’라는 말이 안 나오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 듯했다. 그동안 지도자들은 이의리가 볼넷 스트레스를 많이 받자 결과만 내면 된다면서, 도리어 볼넷에 신경 쓰지 말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의리는 정면 돌파를 택했다.
조짐이 보인 건 지난 6일 LG 트윈스와의 오키나와 연습경기였다. 3이닝 동안 45개의 공으로 4탈삼진 2사사구 무실점, 노히트 경기를 펼쳤다. 포심 최고 146km까지밖에 안 나왔지만, LG 1.5군급 타자들은 이의리를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을 구사했지만, 맛보기 수준이었다.
그리고 15일 시범경기 광주 KT 위즈전서 9일만에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4이닝 1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 사사구가 단 1개도 나오지 않았다. 심지어 포심 최고구속은 149km로 9일 전보다 3km 더 나왔다. 체인지업 8개, 커브와 슬라이더를 4개씩 구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역시 이날도 가장 눈에 띄는 건 포심패스트볼이었다. 30개를 구사했고, 스트라이크가 무려 23개였다. 이날 13명의 타자를 상대하면서 초구 스트라이크를 9명에게 잡았다. 그 중 8개가 초구 포심이었다.
당연한 얘기지만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잡아야 아웃카운트를 올릴 확률이 높아진다. 볼넷을 줄여야 실점 확률이 낮아진다.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지고, 결과가 좋으니 투구 자체가 시원시원했다. 공이 빠르니 볼 맛이 있는 투수다. 자연스럽게 경기진행도 빨랐다.
150km이 안 나온 게 유일한 아쉬움(?)이라고 할 순 있다. 그러나 그 정도는 괜찮다. 우려와 달리 투구자세를 다듬어도 스피드, 구위가 그렇게 떨어지지 않는다. 정규시즌에 들어가면 150km을 거뜬히 넘길 조짐이다.

이의리가 데뷔 5년만에 마침내 제구 이슈를 해결할까. 시즌의 뚜껑을 열지도 않은 시점에서 매우 이른 얘기지만, 기대가 되는 게 사실이다. 이 선수가 제구 기복 없이 풀타임을 보낸다? KIA 에이스를 넘어 대한민국이 주목하는 에이스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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