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미국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우승은 쉽지 않아 보인다. 팀에 여러모로 문제가 많다.
미국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 1라운드 탈락 위기에 몰렸다. 1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다이킨파크에서 열린 1라운드 B조 최종전서 이탈리아에 6-8로 졌다. 마운드가 무너지면서 경기 중반까지 0-8로 끌려갔다. 경기 막판 맹추격했으나 망신을 피하지 못했다.

미국은 3승1패로 1라운드를 마쳤다. 3승의 이탈리아가 1위다. 미국은 2위. 멕시코는 2승1패로 3위. 그런데 미국은 12일 이탈리아-멕시코전서 멕시코가 이기면 탈락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럴 경우 미국, 이탈리아, 멕시코가 나란히 2승2패. 이들간의 맞대결 이닝당 최소실점률을 따져 순위를 매긴다. 미국은 이미 이탈리아에 8점을 내주면서 멕시코(5-3 승리)전 포함 11점을 허용했다. 이탈리아는 6실점, 멕시코는 5실점.
이번 대회서 이탈리아의 경기력이 탄탄하다. 그러나 객관적 전력을 보면 멕시코가 이탈리아에 질 이유가 전혀 없다. 미국은 졸지에 이탈리아를 응원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탈리아가 4승으로 1라운드를 마치면 이탈리아가 1위, 미국이 2위로 8강에 나간다. 2승2패의 멕시코는 3위로 탈락하게 된다.
야구종주국에, 메이저리그 올스타로 대표팀을 꾸린 미국이 경우의 수를 언급하는 것자체가 자존심을 구기는 일이다. 그런데 한편으로 미국이 8강에 못 나가도 ‘그럴 수 있겠다’ 싶은 정황, 증거들이 보인다. 사실상 팀 케미스트리가 박살 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에이스 타릭 스쿠발(30,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의 도망 사건이다. 스쿠발은 영국과의 2차전 딱 한 경기에만 등판하고 예고대로 팀을 떠나 디트로이트로 돌아갔다. 영국전 직후 살짝 마음이 흔들려 팀 잔류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대회 직전 계획을 충실히 따랐다. 이번 대회서 시즌 준비를 위한 빌드업을 하고, 올 시즌 맹활약해 FA 대박을 이루겠다는 심산이다. 본인도 굳이 부인하지 않았다.
개개인의 시즌이 대표팀보다 중요하다는 미국 선수들의 논리는 그들의 문화 및 사고방식이니 이해해야 한다. 그러나 스쿠발처럼 그런 마인드가 강한 선수가 대표팀에 갔다가 자기 마음대로 하차시점을 결정하는 만행까지는 하지 않는다. 최소한의 상식이라는 게 있으면 대표팀에 충성할 마음이 없는 선수는 그냥 처음부터 대표팀에 안 간다. 스쿠발은 경기에 등판하든 안 하든 대표팀의 마지막 경기까지 불펜과 벤치에 대기하고 동료들을 응원하는 선수들을 바보로 만들고 말았다.
더 중요한 건 이런 스쿠발의 만행을 대표팀 내부에서 아무도 비판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 자체가 팀 케미스트리가 깨졌음을 공표하는 모양새라서 쉬쉬하는 것이다. 주장 애런 저지나 마크 데로사 감독은 그저 스쿠발을 옹호하기 바빴다.
기가 막힌 일은 또 있다. 디 어슬래틱의 11일 보도에 따르면 데로사 감독이 이미 이날 이탈리아전을 앞두고 “8강 진출을 확정했다”라고 했다. 심지어 8강을 대비하는 차원에서 몇몇 선수를 쉬게 하겠다고 했다.
데로사 감독은 자신의 경기 전 발언이 외부에 공개된 뒤 말실수를 했다고 깨닫고 정정했다. 그는 디 어슬래틱에 “계산을 잘못했다”라고 했다. 그러나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경기를 운영하고 선수들을 독려할 감독이 기본적인 계산조차 제대로 안 했다는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감독의 자격이 없다.
감독과 에이스가 정신 나간 행동과 말을 하는데, 그 팀이 아무리 미국이라고 한들 흔들리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나. 아무리 세계야구가 아직 국가별 전력 편차가 심하다고 하지만, 점점 좁혀지는 추세다. 더 이상 미국, 일본 등 야구 강대국들이 이탈리아, 네덜란드, 체코 등 유럽 상위권 팀들을 콜드게임으로 편안하게 이기기 어려워지는 분위기다.

정신을 바짝 차려도 시원찮을 판에, 내부에서부터 느슨한 증거가 속속 나온다. 미국은 이미 이번 대회 우승의 자격이 없다. 12일에 운 좋게 극적으로 8강 진출을 확정해도 우승을 장담 못한다. 이런 미국을 한국이 상대하면 해볼 만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단, B조 2위에 도전할 미국과 C조 2위의 한국이 토너먼트에서 만나려면 결승까지 가야 한다. 우리나라 전력상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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