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법률 전문가’ 라인업에 지검장·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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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방금숙 기자] 하반기 상법 개정안이 예고된 가운데 유통업계도 전직 검사장과 대형 로펌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전진 배치하며 ‘법률 요새’ 구축에 나서고 있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주요 유통기업에 수사와 공판 체계에 정통한 고위직 출신 인사가 합류하고 있다.

그 면면이 화려하다.

이마트는 대전지검장 출신 이상호 변호사를 감사위원으로 재선임하고, 신세계는 공정거래법 전문가인 최난설헌 연세대 교수를 재선임한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오현주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하고, 최승순 법무법인 최앤박 대표변호사를 재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BGF는 검사장 출신 차경환 변호사를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올렸고, 오리온은 서울동부지방검찰청 검사장 출신 송찬엽 사외이사의 재선임 안건을 상정했다.

삼양식품은 김·장 법률사무소 출신 목승호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낙점했다. 안건이 통과되면 정무식 법무법인 세온 대표변호사와 함께 두 명의 법조인 사외이사를 두게 된다.

더본코리아는 소비자·법률 전문가 김희경 후보를 포함한 3명을 사외이사로 선임해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에 나선다.

이외에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 코스맥스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을 지낸 김경수 전 검사장을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아울러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정관 변경도 속도를 낸다.

이마트, 신세계, 현대백화점, 롯데쇼핑, GS리테일, BGF리테일 등 주요 상장 유통사는 이번 주총에서 일제히 ‘집중투표 배제 조항’ 삭제 안건을 올렸다. 집중투표제는 이사 선임 시 주당 선임 이사 수만큼 투표권을 부여해 소수 주주의 이사회 진입 가능성을 높이는 제도다.

그간 경영권 방어 등을 이유로 배제해 온 이 제도를 수용하는 것은 개정 상법 취지와 정부의 밸류업 가이드라인을 반영한 조치로 해석된다. 롯데쇼핑은 이사의 책임을 일정 부분 제한하는 ‘이사 책임 감면’ 조항도 정관에 신설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상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사외이사가 경영진의 결정에 찬성표를 던지는 행위 자체도 직접적인 소송 대상이 될 수 있다”며 “기업이 법률 전문가를 이사회에 대거 배치하는 것은 의사결정 과정의 리스크를 사전에 걸러내 경영권 방어를 강화하려는 조치”라고 말했다.

이번 주총 시즌은 오는 19일 롯데하이마트와 GS리테일을 시작으로 20일 롯데쇼핑, 24일 신세계, 26일 현대백화점과 이마트, BGF리테일, 삼양식품, 오리온, 코스맥스 등으로 이어진다.

개정 상법은 오는 7월 감사위원 선임 시 최대주주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3%룰’이 확대 시행되고, 9월 집중투표제 의무화와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 규정이 도입될 예정이다.

여기에 집중투표제 의무화와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 등 지배구조 규제도 함께 추진되면서 경영진의 법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산업재해와 하청 노동자 문제 등이 사회적 이슈와 노랑봉투법(노동조합법 개정안) 시행 등 기업의 법률 대응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통업은 공정거래법, 가맹사업법 등 규제 법안이 촘촘해 타 업종 대비 법적 리스크 노출 빈도가 높다”며 “법률 리스크 관리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법조인 출신 사외이사 영입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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