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보라 기자] 하나증권이 지난해 10대 증권사 중 홀로 순이익 역성장을 기록한 가운데 올해 ‘환골탈태 수준의 체질 전환’을 돌파구로 꺼내 들었다.
발행어음을 기반으로 모험자본·생산적 금융 공급을 확대하고, 토큰증권(STO) 중심 디지털 전환을 본격 실행 단계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는 신년사에서 “생존을 건 배수의 진을 쳐야한다”며 “부분적 개선이 아닌 환골탈태 수준의 변화로 사업 구조 전반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핵심 과제로 △AI 기반 초개인화 자산관리 역량 강화 △기업금융(IB) 부문의 모험자본 공급 및 비유동자산 관리 역량 고도화 △S&T 부문 아시아 시장 진출 속도 제고 △리스크관리·내부통제 고도화를 제시했다.
◇ 발행어음으로 모험자본 확대…IB 부문 고도화
하나증권은 지난해 신규 인가받은 발행어음을 활용해 모험자본 공급과 수익성 제고를 동시에 추진한다. 올해 하나금융그룹은 생산적 금융 공급 규모를 17조8000억원으로 확정했으며, 하나증권은 약 2조원 규모 발행어음 발행 중 5000억원을 모험자본에 배정할 계획이다.
하나증권은 발행어음 첫 상품 출시 이후 일주일 만에 약 3000억원 판매 목표를 조기에 달성했다. 지난달 9일에는 ‘하나 THE 발행어음’ 2차 특판 상품을 출시해 500억원 규모를 추가 유치했다. 하나증권은 발행어음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그룹 차원의 하나 모두 성장 프로젝트와 연계해 모험자본 투자에 활용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기술력과 성장성이 높은 코스닥·벤처·혁신 기업 등을 대상으로 성장 단계별 맞춤형 투자를 진행하고, 인공지능(AI)·바이오·친환경에너지 등 미래 전략 산업에 대한 투자를 강화해 국내 산업 경쟁력 제고에 기여한다는 구상이다.
지난달에는 하나은행과 하나증권에 ‘투자 집행 전담 조직 ‘생산적금융지원팀’도 신설했다. IB부문은 생산적금융과 대체금융 부문으로 재편하고, 주식자본시장·인수금융·사모펀드 역량을 생산적금융에 집중한다. 발행어음 운용 자산의 25% 이상을 모험자본에 투자하고, 벤처 기업 육성을 위해 2000억원 규모 민간모펀드도 결성할 계획이다.
또한 국민성장펀드 및 민간공동기금펀드와 업무협약을 통한 간접투자도 확대하며 모험자본 투자 비중을 점차 늘릴 방침이다. 하나증권은 꾸준히 모험자본 투자를 늘려왔다. 지난 2022년 8810억원, 2023년 1조1550억원, 2024년 1조580억원, 2025년 1조420억원 등으로 확대해왔다.
◇ 토큰증권 법제화도 채비…가축투자계약증권 출시
하나증권은 토큰증권(STO) 법제화에 앞서 다양한 기관과 손을 잡았다. 백년가게협회, 펀블, 위밋파트너스 등과 협업하기도 했다.
지난 1월에는 데이터젠과 함께 국산 돼지(한돈)을 기초자산으로 한 ‘가축투자계약증권 제1호’를 선보이기도 했다. 한돈을 기초자산으로 매입부터 사육, 출하, 매각까지 전 과정을 하나의 공동사업으로 구성한 실물자산 기반 투자계약증권이다. 청약률 282%에 달할 정도로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하나증권은 이번 프로젝트에서 데이터젠과 함께 상품 구조 설계부터 공모, 청약 및 자금 관리에 이르기까지 약 1년 6개월간 한돈 투자계약증권 발행 전반에 대한 자문과 구조 설계를 지원했다. 특히 상품의 수익 배분 구조와 투자자 보호 장치를 정교하게 설계해, 한돈이라는 실물자산을 기반으로 일반 투자자도 참여할 수 있는 투자계약증권으로 구현했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올해는 발행어음과 STO 등 신규 사업을 본격화해 중·장기 성장 기반을 강화하고, AI(인공지능)·디지털 역량 고도화를 통해 차별화된 금융 서비스와 ‘업(業)’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10대 증권사 중 나홀로 역성장…해외 대체투자 손실 영향

하나증권은 지난해 순이익이 2120억원으로 전년 대비 5.84% 감소했다. 자기자본 10위 내 증권사 중 유일한 역성장이다. 감소 원인은 매매평가익 부문 대규모 손실로, 4분기 매매평가익 손실만 1987억원에 달했다. 매매평가익은 보유 금융상품 거래 실현손익과 공정가치 평가손익을 합산한 수치다.
김동식 하나증권 CFO는 콘퍼런스콜에서 “해외 대체자산 관련 손실이 연평균 수준보다 늘어 4분기 수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박종무 하나금융 CFO도 “자산 만기와 리밸런싱 상황에 따라 최종 손익 확정은 지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나증권의 해외 대체투자 손실 위험은 높은 편으로, 작년 9월 말 기준 부동산금융 익스포저 4조9000억원은 자기자본의 81%에 달하며, 이 중 해외 부동산금융 비중은 49%다. 과거 오피스 가치 하락 등으로 손실이 발생했으며, 신규 영업보다 기존 자산 회수에 집중하고 있지만 회수 속도는 더딘 편이다.
신용평가사들은 해외자산 관련 부실 위험을 지적하며, 금리 인상과 임대수요 감소로 인한 자산가치 하락으로 향후 추가 손실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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