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도쿄(일본) 김경현 기자] 대한민국 '캡틴' 이정후가 '미친 수비' 한 방으로 한국을 구했다. 안현민에게 수비에 대한 뒷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1라운드 C조 4차전 호주전 7-2로 승리했다.
기적이다. 경우의 수를 따져야 했다. 호주를 5점 차 이상, 2실점 이하로 꺾어야 했다. 3점을 내준 순간 1라운드 탈락이 확정이었다. '미션 임파서블'을 해낸 것.

이정후가 결정적인 수비를 해냈다. 9회 1사에서 호주 릭슨 윙그로브가 우익수 방면으로 강한 타구를 날렸다. 타구 속도는 무려 시속 마일(약 km/h)에 달했다. 그런데 우익수로 자리를 옮긴 이정후가 몸을 날려 타구를 훔쳤다. 이 수비로 경기는 완전히 기울었다. 조병현이 1루수 뜬공으로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수확, 한국이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류지현 감독은 "이정후가 9회 어려운 타구를 잡아준 게 정말 컸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정후는 "공이 날아왔을 때부터 무조건 잡아야겠다 생각하고 뛰었다. 조명에 약간 공이 들어갔는데, 행운이 조금 따른 것 같다"고 겸손하게 답했다.

공교롭게도 선발 우익수 안현민은 벤치에서 이 수비를 지켜봤다. 9회초 박해민이 대주자로 투입됐고, 9회말 중견수 자리에 포진했다. 기존 중견수 이정후가 우익수로 들어갔고, 안현민은 경기에서 빠지게 됐다.
안현민은 "더그아웃에 있는 게 감사했다. 더그아웃에서 (김)도영이랑 같이 '제발, 제발' 했다. (이정후가) 딱 잡자마자 '(김)도영아, 나였으면 저거 못 했다'고 했다"라며 웃으며 이정후의 수비를 돌아봤다.
운동능력만으로 만든 수비가 아니었다. 안현민은 "잡고 안 잡고의 문제가 아니었다. 라이트에 들어간 타구였다. 그건 경험이다. 라이트에 들어가면 궤적을 상상해야 한다. 또 라이트에 빠져나오는 시점이 있는데, (도쿄돔은) 그 시점이 되게 늦다. 그 부분을 상상해서 라인을 그려야 한다. 저는 아직 그 부분은 부족하다. 속으로 진짜 감독님께 감사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시즌 이정후는 수비에 대한 비판을 받았다. WBC에서 설움을 완벽하게 씻어내는 수비를 선보였다. 수비력도 수준급임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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