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내 커리어에서 내릴 가장 어려운 결정.”
타릭 스쿠발(30,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이 갑자기 심경에 변화가 일어났다. 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다이킨파크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 1라운드 B조 미국-영국전서 미국 선발투수로 등판, 3이닝 2피안타(1피홈런) 5탈삼진 1실점했디.

미국의 승리보다 스쿠발의 이번 대회 첫 공식 등판이자 마지막 등판이라서 큰 관심을 모았다. 2년 연속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받은 그는 WBC를 자신의 시즌 준비를 위한 도구로 바라본다. 애당초 영국전만 던지고 디트로이트로 돌아가 시즌 준비에 매진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미국이 결승에 가면 덕아웃으로 돌아가 동료를 응원하겠다고 했다.
황당함을 넘어선, 엄청나게 선 넘는 발언이었다. 어느 단체 종목에서 개개인이 대표팀 하차 시점을 마음대로 정한다는 말인가. 일각에선 어차피 이번 대회 기간 내내 대표팀에 있어도 선발투수의 등판 횟수는 최대 두 번 밖에 안 된다면서, 한번 등판하는 스쿠발이 비판을 받을 이유가 없다고 옹호한다.
그러나 여기서 핵심은 1경기이니, 2경기이니가 아니다. 국가대표팀을 바라보는 스쿠발의 시각과 마인드가 문제다. 1경기에 나가든 2경기에 나가든 나라를 대표하는 대표팀의 일원으로서 책임감과 주인의식의 결여를 얘기하는 것이다.
개인의 시즌 준비를 이유로 이 대회 참가를 거절한 선수는 2006년 1회 대회부터 많다. 이번 대회에도 있다. 개인의 시즌 준비가 중요하다면 처음부터 대회에 나가면 안 된다. 그걸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당연히 받아들여야 한다. 그런데 스쿠발은 대회는 끝까지 참가하기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1경기만 뛰고 나가려고 하니 이미 여론의 큰 비판을 받은 상황이라 부담을 느낀 게 분명하다.
스쿠발은 9일 ESPN에 “분명히 상황이 바뀌었다. 대화를 나누고 나를 위한 계획을 세우려고 한다. 네, 어느 쪽인지 잘 모르겠다. 지금 당장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여유는 없다. 내 커리어에서 내릴 가장 어려운 결정”이라고 했다. 결국 스쿠발은 대표팀에 계속 머무를지 말지를 미국대표팀의 관점이 아닌 철저히 자신의 관점에서 결정하려고 하는 것이다.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 본인 외에 WBC에 나간 20개국 선수 중에서 1경기만 뛰고 소속팀으로 돌아간 선수가 누가 있는지 돌아보면 답이 나온다. 정말 몰라서 고민 하나. 아니다. 스쿠발은 어떻게든 욕을 덜 먹되, 자신의 시즌 준비에 집중하려고 하는 마인드를 유지하고 있다. 절대 대표팀에 대한 마인드가 달라진 게 아니다.

다시 언급하지만, 본인 시즌 준비가 중요하면 처음부터 안 나가는 게 미국 대표팀에 대한 예의다. 애매모호하게 얘기할 게 아니라 미국 대표팀의 일원으로 영국전에 나갔으면 대회 끝까지 미국을 위해 뛰는 게 지극히 정상적이다. 왜 대표팀 차출을 거부하려는 마음을 드러내놓고 욕은 안 먹으려고 하나. 인생을 그렇게 쉽게 살려고 하면 안 된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