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영풍·MBK 측 의결권 대행업체 경찰 고소…“주주 혼란 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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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윤진웅 기자] 고려아연이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자사를 사칭하거나 주주를 혼동하게 만든 채 의결권 위임을 권유한 정황이 있다며 영풍·MBK파트너스(MBK) 측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업체 직원 일부를 경찰에 고소했다. 주주 권리 행사를 방해한 중대한 위법 행위라는 이유에서다.

고려아연은 9일 자본시장법 위반과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영풍과 MBK 업체 직원 일부를 서울종로경찰서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고려아연 직원으로 오인될 수 있는 방식으로 주주들과 접촉했다는 게 고려아연 측 주장이다.

고려아연이 확보한 주주 제보에 따르면 피고소인들은 고려아연 사원증으로 보이는 출입증을 목에 걸고 주주들을 만났고, 연락이 닿지 않는 주주 집 앞에는 ‘고려아연㈜’ 사명만 적힌 안내문을 붙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주주가 안내문에 적힌 연락처로 연락하면, 수차례 소속을 확인하거나 추궁한 뒤에야 영풍 측 의결권 위임 수집을 대행하는 업체 직원이라는 점을 밝혔다고 고려아연은 설명했다.

고려아연은 이 과정에서 일부 주주가 상대방을 고려아연 측 인사로 잘못 인식한 채 의결권 위임 여부를 검토하거나 실제 절차에 응한 사례도 확인됐다고도 주장했다. 고려아연은 이런 방식이 주주 의사 형성을 왜곡하고 정당한 권리 행사를 방해했다고 보고 있다.

법률 판단과 관련해 고려아연은 업무방해죄 성립 가능성을 강조했다. 형법상 업무방해죄는 위계 또는 위력으로 업무를 방해했을 때 성립하는데, 상대방의 착오를 유발해 이를 이용하는 행위 역시 위계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 실제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업무의 공정성과 적정성을 해칠 위험이 생기면 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게 고려아연 측 입장이다.

자본시장법 위반 소지도 제기했다. 고려아연은 상장회사 주주총회와 관련한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시 권유자의 신원과 소속, 위임 관련 중요 사항을 명확히 밝혀야 하는데, 이를 어기고 주주가 권유 주체를 오인하게 만들었다면 법 취지에 정면으로 반한다고 주장했다.

고려아연은 피고소인들이 착용한 사원증이 실제 사원증과 유사한 것으로 확인될 경우 사문서위조 및 동행사죄가 적용될 가능성도 고소장에 적시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행업체 관계자들과의 공모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업체가 특정되면 압수수색 등을 통해 조직적 개입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고려아연은 영풍 측이 과거에도 유사한 논란에 휩싸였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정기 주주총회 당시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업체 직원들이 ‘고려아연’과 ‘최대주주 주식회사 영풍’이 함께 적힌 명함을 배포했는데, 당시에도 고려아연 사명이 더 크게 표시돼 주주 혼란을 불렀다는 것이다.

고려아연은 이번 사안을 영풍·MBK 측이 내세워 온 ‘거버넌스 개선’ 주장과도 배치되는 행위로 규정했다. 향후 수사 진행 상황을 지켜보면서 선량한 주주 보호를 위한 추가 법적 조치도 검토할 방침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영풍·MBK 측이 고용한 업체 직원들로 인해 주주 불만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며 “주주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한 사안으로 보고 고소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주주가치를 훼손하려는 모든 불법 시도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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