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서울 아파트값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있지만, 시장 내부는 이전과 사뭇 달라지는 분위기다. 강남권 중심 상승세가 여전히 서울 집값을 떠받치고는 있지만, 최근 들어 오름폭이 둔화하고 매수 심리도 한풀 꺾이면서 시장 전반에 걸쳐 과열보단 '숨 고르기' 기류가 짙어지고 있다. 전국 단위로도 상승세는 유지됐지만 하락 지역이 더 많아지며 서울과 지방 온도 차 역시 다시 한 번 확인됐다.
부동산R114 AI 시세 조사에 따르면, 3월 첫째 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10% 올라 전주 대비 상승폭이 둔화됐다. 서울은 0.18% 상승했고, 경기·인천은 0.07% 올라 수도권 전체로는 0.13% 변동률을 기록했다.
반면 비수도권에서는 5대광역시가 0.03% 상승하는 데 그쳤고, 기타지방은 0.03% 하향 조정됐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상승 지역 7곳 △보합 1곳 △하락 9곳을 기록하며 하락 지역이 더 많았다.
지역별로는 서울(0.18%)이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으며 △울산(0.10%) △경기(0.10%) △부산(0.09%) △전북(0.07%)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광주(-0.21%) △전남(-0.13%) △세종(-0.10%) △인천(-0.07%) △충남(-0.07%) 등은 하락했다.
전국 평균으로는 집값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있지만, 실제로는 상당수 지역이 약세를 면치 못하면서 서울을 포함한 일부 지역이 시장을 견인하는 구조가 한층 뚜렷해진 셈이다.

전세시장 역시 완만한 상승 흐름을 이어갔지만, 매매시장과 마찬가지로 수도권 중심 색채가 짙었다.
3월 첫째 주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0.02% 상승했다. 서울은 0.01% 올라 강보합 수준에 머물렀고 △경기·인천 0.04% △수도권 전체 0.03% 상승했다. 5대광역시는 0.01% 올랐고, 기타지방은 0.01% 떨어졌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상승 지역 10곳 △보합 3곳 △하락 4곳으로, 상승 지역이 매매시장보단 많았다. 제주(0.15%)를 비롯해 △경기(0.04%) △인천(0.03%) △부산(0.03%) 등이 오른 반면 △세종(-0.16%)△울산(-0.03%) △광주(-0.01%) △경북(-0.01%) 등은 내렸다.
이번 자료에 따르면, 표면적으로는 서울 강세는 여전한 모습이다. 다만 시장 무게중심은 다소 '속도 조절'로 이동하고 있다. 실제 강남권을 포함한 서울 핵심 지역에서 상승 탄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점이 수치로 확인된다.
부동산R114 조사 결과, 2월 강남4구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72%로 전월(0.96%)대비 =오름폭이 축소됐다. 특히 서초구의 경우 1월 1.41%에서 2월 0.59%로 낮아지며 상승세가 눈에 띄게 둔화됐다. 서울 전체 상승률을 끌어올린 강남권조차 예전과 같은 가파른 상승 흐름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매수 심리 역시 다소 진정되는 양상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동남권(서초·강남·송파·강동)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 1월 19일 기준 104.1 이후 6주 연속 하락해 3월2일 99.6을 기록했다. 매매수급지수는 100 기준으로 이를 웃돌면 매수자가 상대적으로 많고, 밑돌면 매도자가 더 많다는 뜻이다.
동남권 수급지수가 기준선 아래로 내려간 건 지난해 2월 첫째 주 이후 55주 만이다. 서울 집값 상승을 주도한 핵심 권역에서 수요 우위가 약해졌다는 점은 상징성이 적지 않다.
이런 시장 변화는 단순한 계절 요인만으로 보기 어렵다는 게 업계 시선이다.
양도 차익이 큰 초고가 주택일수록 양도세 중과 여부에 따른 세후 수익 차이가 크고, 향후 보유세 조정 가능성 역시 시장 참여자들이 예민하게 지켜보는 변수다. 때문에 일부 다주택자나 고가주택 보유자 사이에서는 '세제 부담 확대 전' 급매 또는 조기 매도를 고려하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 기대수익 및 세후수익 계산이 달라질 경우 같은 상승장에서도 매수 열기보다 매도 타이밍을 재는 심리가 더 강해질 수 있다.

물론 이를 '본격 하락 전환 신호'로 단정하긴 쉽지 않다. 서울은 여전히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고, 수도권 전세가격도 완만한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2월 월간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0.59%)도 전월(0.56%)보다 오름폭이 확대됐으며, 전세가격 변동률 역시 0.26%를 기록했다. 특히 전세의 경우 경기와 서울, 인천 순으로 올라 수도권 중심 상승 압력이 이어졌다. 매매시장과 전세시장이 동시에 급격히 꺾인 상황은 아니라는 의미다.
다만 현재 서울 시장은 '더 오르기 전에 사자'라는 추격 매수보단 '조금 더 지켜보자'라는 관망 심리가 앞서는 구간에 가깝다는 게 업계 판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강남발 상승세가 완전히 꺾였다고 보긴 어렵지만, 적어도 이전처럼 시장 전체를 끌어올릴 만큼 강한 동력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쉽지 않다"라며 "서울 핵심지의 상승 강도 둔화, 동남권 수급지수 하락, 세제 변수 경계심 등 모두 시장이 속도 조절 국면에 진입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바라봤다.
결국 최근 서울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강세를 유지하고 있으면서도, 그 안에서는 '숨 고르기' 수준에 가까운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이 전국 흐름을 지탱하는 구조는 유지되고 있지만, 강남권 상승 강도가 예전보다 약해지고 지역별 편차도 더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시장 방향은 추가 규제 여부나 세제 변화, 매도 물량 증가 폭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당분간은 상승 지속 여부 자체보단 상승 속도 및 체력이 얼마나 유지될지에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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