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상황’ 예의주시하는 정부… ‘경제 안정화’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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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중동 정세가 악화되는 가운데, 정부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교민의 안전은 물론 우리 경제에 미칠 충격파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정부는 시장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하는 한편, 불안정한 상황을 악용하려는 움직임을 엄단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위기감이 드리운 시장 안정화를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5일 청와대에서 임시 국무회의를 주재했다. 3박 4일간 싱가포르·필리핀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지 하루 만이다. 통상적으로 국무회의는 매주 화요일에 진행되지만, 이번 회의는 중동발 위기가 전 세계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는 만큼 신속 대응을 위해 소집됐다. 이 대통령은 “정부는 다양한 가능성에 대비해서 종합적인 장단기 대응 전략을 물샐틈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시작된 전쟁은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가운데, 국제유가 상승은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이는 곧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만큼 정부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약 208일 치 비축유가 있어 단기적으론 괜찮다고 하지만 사태가 얼마나 지속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마냥 안심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이에 이 대통령은 “원유, 가스, 나프타 등에 대한 긴급 수급 안정책과 함께 중장기적으로 수입처를 다각화하는 방안을 신속하게 추진해 주시길 바란다”고 지시했다. 정부는 현재 한국 유조선들이 호르무즈 해협 통항에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중동 외 지역의 추가 물량 확보에 힘을 싣고 있고, 석유공사의 해외 생산분 도입 등을 통해 석유 비축량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이러한 상황을 악용해 ‘폭리’를 취하려는 행태에 대해서도 엄단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현재 유류 수급에 실질적 차질이 빚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주유소 유류 가격이 폭등한 사례를 거론하면서다. 이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예외적 상황이니 지역별, 유류 종별로 현실적 최고 가격을 신속하게 지정하라”고 지시했다. 석유사업법과 물가안정법 등을 근거로 정부의 최고 가격 지정을 활용한 것이다.

3일(현지 시간) 이란 테헤란의 '자유의 탑'(Azadi Tower) 뒤로 미국·이스라엘의 군사 공격 여파로 연기가 치솟고 있다. / 테헤란=AP/뉴시스
3일(현지 시간) 이란 테헤란의 '자유의 탑'(Azadi Tower) 뒤로 미국·이스라엘의 군사 공격 여파로 연기가 치솟고 있다. / 테헤란=AP/뉴시스

◇ 정부, 경제 안정부터 교민 대피까지… ‘행정력 집중’

이러한 행위를 하는 사업장에 대해서도 제재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 대통령은 “부당한 이익을 취하는 행위에 대한 영업정지나 과태료·과징금 제도는 없나”라고 물었고, 이에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공정위에서 전국적으로 가격을 모니터링 중”이라며 “가격이 많이 오른 지역을 중심으로 담합 조사를 시작하면 관련 제재도 신속하게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산업부·공정위·재경부·국세청 등 관계 부처 합동으로 ‘범부처 석유시장 점검단’을 운영해 특별 기획 검사를 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시장 불안정성을 해소하기 위해 ‘100조원 플러스알파’ 규모의 채권시장 안정 프로그램도 가동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혹시라도 주가를 직접적으로 떠받치겠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며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수출의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20조3,000억원 규모의 정책자금을 마련해 금리 인하, 대출 확대 등에도 나설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경제 상황과 민생부문 피해 최소화와 함께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는 국민의 안전 문제”라며 이에 대해서도 정부의 각별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관계 당국은 주재원 출장자, 유학생, 여행객 등 현지 체류 중인 우리 국민들을 빠짐없이 파악하고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비상철수 대책을 이중, 삼중으로 치밀하게 준비해 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전쟁이 확산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우리 국민을 이송하기 위한 군 수송기 투입도 검토하고 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아랍에미리트 대사관, 주두바이 총영사관, 주오만대사관 등과 전세기와 군 수송기 투입 방안에 대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사전적 차원에서 현지 공관과 함께 필요한 대피 작전도 준비할 예정”이라고 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교민 철수 지원 요청 시 군 수송기 등을 즉각 출동할 수 있도록 준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 대통령은 “위기를 기회로 누가 빨리 전환하느냐에 따라 경쟁의 판도가 바뀌지 않나”라며 “이번 기회에 우리의 의식도 바꾸고 신속하게, 과감하게 전환을 해나가야 되겠다”고 했다. 이어 “주식시장도 조정 없이 일방적으로 상승만 두 배가 넘게 하는 바람에 불안정한 측면이 있었다”며 “조정을 겪어서 오히려 기회 요인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또한 “넘어진 김에 쉬어간다는 이야기처럼 원유 조달 문제는 앞으로도 반복될 수 있는 일”이라며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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