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인천공항 김진성 기자] 이른바 ‘은밀한 야동(야구동영상)’이다.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과 김정준 수석코치가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프링캠프 기간에 사이드암 정우영(27)에게 시도때도 없이, 심지어 밤 10시에도 투수들의 동영상을 카카오톡으로 전송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정우영은 2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애리조나에서 돌아온 뒤 일본 오키나와행 비행기를 탔다. 취재진과 만난 그는 “감독님이 야마모토(요시노부, LA 다저스) 영상을 시도때도 없이 보내더라고요. 밤 10시에…’이런 투수도 너보다 신체조건은 작지만 97~98마일 던지지 않느냐’라면서”라고 했다.
폼이 아닌 투구의 기본, 중심이동을 참고하라는 얘기다. 정우영은 “’이거 참고해라’면서 폼을 보지 말고 어떻게 힘을 쓰는지, 좋은 투수의 기본기는 다 똑같다. 세뇌 당하고 있었는데 맞는 말씀이시더라고요”라고 했다.
야마모토에서 그치지 않았다. 정우영은 “네이버 뉴스에 김병현 선배님 영상이 뜬 거예요. 이걸 또 보내면서 ‘이 선수의 피니시 동작이 어떤지 봐라’, 그 다음 날엔 임창용 선배님 영상을 보여주면서 ‘창용이 봐라’ 어떨 땐 사사키(로키, LA 다저스) 영상까지 보내줬어요. 많이 보내주셨습니다”라고 했다.
정우영은 2019년 데뷔 후 2022년까지 KBO리그 최고의 불펜 사이드암으로 군림했다. 심지어 투심을 150km 안팎으로 뿌렸다. 그러나 2023년부터 3년 연속 부진했다. 모든 옆구리투수의 숙제, 주자 홀딩능력부터 제구, 변화구 완성도 이슈 등이 종합적으로 노출되면서 속절없이 무너졌다.
그러나 염경엽 감독은 이날 “신인들보다는 우영이가 살아날 확률이 높다”라고 했다. 대신 적극적으로 코칭에 나섰다. 정우영은 “감독님이 저한테 ‘네가 하고 싶은대로 해서 어떻게 됐냐’라고 했다. ‘잘 안 됐습니다’라고 하자 ‘이제 내가 시키는대로 해라’고 했다. 감독님이 추구하는 방향대로 가고 있는데 생각보다 잘 되고 있다. 많이 좋아졌다”라고 했다.
정우영은 우선 와인드업을 안 하기로 했다. 세트포지션으로도 스피드는 충분히 나오고, 제구가 더 주요하다는 것에 공감했다. 그는 “감독님도 구속보다 제구를 얘기했다. 내가 어차피 힘이 없는 투수는 아니니까. 구속에 집착하지 말라고 했다. 100%로 안 던졌는데 148km까지 나온다”라고 했다.
다리를 드는 동작에서 수정을 가했다. 정우영은 “감독님이 와인드업을 할 때 다리를 들면 상체가 안으로 들어가서 회전 반경이 사이드로 커진다고 지적했다. 투수는 홈으로 투구를 하면서 힘을 써야 하는데”라고 했다.
염경엽 감독은 이를 고쳐주기 위해 애리조나에서 정우영에게 시도때도 없이 야구동영상을 보냈던 것이다. 그는 “그동안 힘들긴 힘들었다. 예전엔 내 자리는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없다고 생각한다. 이전과 다르게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라고 했다.

정우영은 올 시즌 야구동영상의 효과를 볼 수 있을까. 정우영마저 부활하면 LG 불펜은 지난 1~2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풍족해진다. 정우영이 오키나와에서도 염경엽 감독발 카카오톡을 신경 써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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