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재편 1호 '대산 프로젝트' 승인…총 2조1000억원 규모 '지원 패키지' 가동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정부가 석유화학 산업 구조개편 1호 사업재편으로 '대산 프로젝트'를 승인했다. 롯데케미칼 대산 사업장을 분할해 HD현대케미칼과 통합하고, 110만톤 규모의 나프타분해설비(NCC) 가동을 중단하는 대신 2조1000억원 규모의 금융·세제 지원 패키지를 가동한다.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는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산업경제장관회의에서 '대산 1호 프로젝트' 승인 내용을 보고하고, 관계 부처 합동 지원 방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승인은 지난해 8월 발표된 석유화학산업 구조개편 로드맵 이후 처음 확정된 사례다.

앞서 산업부는 지난 23일 사업재편심의위원회를 열어 HD현대오일뱅크, HD현대케미칼, 롯데케미칼이 제출한 사업재편계획서 최종안을 승인한 바 있다. 정부는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산단 단위 구조조정 모델을 본격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 대산 통합법인 출범…설비 110만톤 감축

승인에 따라 롯데케미칼은 충남 대산 사업장을 물적 분할한 뒤 HD현대케미칼과 합병해 통합 신설법인을 설립한다. 통합법인 지분은 기존 6대4 구조에서 5대5로 재편된다.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은 각각 6000억원씩 총 1조2000억원을 출자해 자본을 확충한다. 민간의 자구노력을 전제로 정부 지원이 매칭되는 구조다. 합병 계약 체결과 이사회 승인 등을 거쳐 오는 9월 통합법인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연내 NCC 설비 감축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재편의 핵심은 과잉 설비 조정이다. 연산 110만톤 규모의 롯데케미칼 대산 NCC 1기를 가동 중단하고, 양사 범용 다운스트림 설비 가운데 중복·저수익 설비를 단계적으로 축소한다.

이에 따라 대산단지 에틸렌 생산 체계는 기존 195만톤에서 85만톤 수준으로 재편된다. 정부는 잔여 설비 가동률을 80% 수준에서 100%에 가깝게 끌어올려 공급과잉을 완화하고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정유와 석유화학 설비의 수직계열화를 통해 원료 수급 안정성과 운영 효율을 동시에 높인다는 계획이다.


◆ 신규자금·영구채 전환…7조9000억원 채무 상환유예

재무 부담 완화를 위한 금융 지원도 병행된다. 채권금융기관은 설비 통합과 고부가 전환 투자에 필요한 신규 자금 최대 1조원을 지원하고, 기존 차입금의 최대 1조원을 영구채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 사업재편 기간 약 7조9000억원 규모의 협약 채무에 대해 상환을 유예하고 기존 금융 조건을 유지한다. 가동 중단 설비 손상 처리로 인한 부채비율 급등을 완충하기 위한 조치다.

세제·인허가 지원도 포함됐다. 기업 분할·합병 과정에서 발생하는 취득세와 등록면허세를 75~100% 감면하고, 자산 매각에 따른 과세이연 기간을 확대한다. 기업결합 심사 기간은 120일에서 90일로 단축되며, 인허가 승계 및 절차 간소화 특례도 마련된다.

원가 절감 차원에서는 대산 석화단지를 분산에너지 특구로 지정해 한전 대비 4~5% 낮은 전기요금을 적용하고, 연료용 액화천연가스(LNG) 직도입 범위를 확대한다. 수입 납사·원유 무관세 적용 연장과 할당관세 범위 확대도 추진된다.

고부가·친환경 전환을 위한 연구개발(R&D)에는 260억원 이상이 투입된다. 정부는 AI 기반 소재 설계와 공정 혁신, 바이오 기반 원료 전환 등 중장기 기술 전환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설비 합리화와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해 지난해 적자를 기록한 영업이익(-4303억원)이 오는 2028년에는 흑자로 전환되고, 부채비율도 자구노력과 효율 개선에 따라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이번 대산 1호 승인은 석유화학 산업이 공급과잉 구조에서 벗어나 고부가·친환경 중심으로 전환하는 출발점"이라며 "기업의 선제적 구조개편 노력에 대해 정부도 금융·세제·제도 측면에서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 한국화학산업협회 "구조개편 실행 단계…여수·울산 확산 기대"

업계는 이번 승인을 구조개편의 신호탄으로 평가했다.

한국화학산업협회는 “이번 승인이 석유화학 산업 구조개편의 본격적인 출발점”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단순한 선언을 넘어 실제 설비 감축과 통합 작업이 가시화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설명이다.

협회는 특히 금융·세제·R&D·규제 합리화를 아우르는 정부 지원 패키지가 함께 제시된 점에 주목했다. 대산 사례를 계기로 여수·울산 산업단지 등에서도 후속 사업재편 논의가 속도를 낼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판단이다.

또한 이번 재편을 통해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 간 정유-석화 설비 수직계열화가 강화되고, NCC 설비의 합리적 조정으로 생산 효율성도 제고될 것으로 내다봤다.

엄찬왕 한국화학산업협회 부회장은 "정부부처 및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협조 속에 석유화학 사업재편 1호 프로젝트가 신속히 승인된 것을 업계를 대표해 환영하고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업계의 확실한 이행이 중요한 시점"이라며 "협회도 대산 1호 사업재편이 성공적으로 안착해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기업들의 설비 합리화와 고부가가치화 노력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현재의 구조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민간의 자구노력과 함께 정부의 실효성 있는 지원이 필수적"이라며 "이번 승인이 향후 구조재편 확산의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대산 1호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여수·울산 등 주요 석유화학 산단에서 후속 사업재편을 유도하고, 관련 특별법 시행령을 조속히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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