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내 마음속에 저장"을 외치던 청량한 소년은 이제 없다. 2026년 2월, 대한민국 연예계의 좌표는 ‘배우 박지훈’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기록되고 있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압도적인 기세로 500만 관객 고지를 밟았다. 21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 작품은 개봉 18일째에 누적 관객 수 500만 명을 넘어섰다. 이는 사극 최초 천만 영화인 ‘왕의 남자’(20일)보다 이틀 앞선 기록이며, ‘광해, 왕이 된 남자’와 동일한 속도다.
장항준 감독이 연출한 이 영화에서 박지훈은 유배지에서의 단종, 이홍위 역을 맡아 비극을 삼킨 얼굴을 완벽히 구현했다. 절망을 울부짖음이 아닌 힘 빠진 어깨와 멍해진 눈빛으로 표현한 박지훈의 연기는 관객들에게 값싼 위로 대신 묵직한 공감을 남기며 흥행의 일등 공신이 됐다.
극장가의 열풍은 OTT 플랫폼으로도 옮겨붙었다. 박지훈의 배우 인생에서 분기점이 되었던 전작 ‘약한영웅 Class 1’이 대한민국의 넷플릭스 TOP 10 시리즈 순위에 재진입하며 역주행 인기를 누리고 있다.

‘약한영웅’의 연시은이 폭력에 맞서 싸우며 분노를 압축한 인물이었다면, ‘왕과 사는 남자’의 단종은 슬픔을 견디며 존엄을 지켜내는 인물이다. 시청자들은 전혀 다른 두 ‘인생 캐릭터’를 오가는 박지훈의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에 다시 한번 열광하고 있다.
전혀 다른 시대와 배경을 가진 두 캐릭터를 하나로 묶는 것은 박지훈 특유의 ‘눈빛’이다. 백 마디 말보다 더 묵직하게 다가오는 깊은 우수를 머금은 시선은 설명 없이도 인물을 설득하는 그만의 가장 강력한 무기다.
아이돌의 화려함을 걷어내고 배우로서 활동 반경을 넓혀온 박지훈은 이제 단순한 스타를 넘어 신뢰받는 배우로 안착했다. 소년의 분노와 왕의 비애를 모두 담아낸 박지훈의 연기 세계는 이제 막 새로운 장을 열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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